'최고 138km' 장민재 공이 통하는 이유, 류현진표 커맨드

[BO]스포츠 0 1285 0

최고 138km 공에도 상대 중심타자들의 배트가 연신 헛돌았다. 한화 우완 투수 장민재(30)가 절친한 선배 류현진(33·토론토)처럼 ‘커맨드’ 투구의 위력을 보여줬다. 

장민재는 23일 대전 한화생명이글스파크에서 벌어진 KIA와 연습경기에 선발등판, 5이닝 7피안타 2볼넷 6탈삼진 2실점으로 역투했다. 1회 2점을 내줬지만 2회부터 추가 실점 없이 5회까지 막았다. 자체 청백전 5경기에서 평균자책점 1.50으로 호투한 이유를 증명했다. 

이날 장민재의 최고 구속은 138km에 불과했다. 앞서 대전에서 치러진 자체 청백전에서도 장민재의 직구는 140km를 거의 넘지 않았다. 대부분 직구 구속이 130km대 초중반으로 느렸지만, 직구와 변화구 모두 원하는 곳으로 제구하며 여러 방법으로 스트라이크를 잡아내는 ‘커맨드’의 힘이 돋보였다. 일반적인 ‘컨트롤’의 상위 개념이라 할 수 있다. 

상하좌우 스트라이크존을 폭넓게 활용하는 커맨드가 빛났다. 2회 2사 3루에선 최형우에게 줄곧 몸쪽 승부를 펼쳤다. 당겨치기에 능한 최형우의 수비 시프트에 맞춰 우측 타구를 유도하려는 목적이었다. 6구째 몸쪽 꽉 차는 136km 직구로 먹힌 타구를 이끌어내며 1루 땅볼 처리했다. 3회 2사 2,3루에선 몸쪽과 바깥쪽을 넓게 활용한 뒤 결정구로 낮은 포크볼을 쓰며 백용환을 헛스윙 삼진 요리했다.  

5회 ‘KKK’ 이닝이 백미. 최형우는 앞서 2회처럼 몸쪽 직구로 카운트를 잡은 뒤 결정구로 바깥쪽 포크볼을 던져 헛스윙 삼진 잡았다. 나지완은 스트라이크 같은 볼로 계속 유인한 뒤 풀카운트에서 7구째 낮게 깔리는 137km 직구로 헛스윙 삼진 처리. 유민상은 초구 높은 직구에 파울을 친 뒤 2구째 낮은 포크볼에 크게 헛스윙하며 헬멧이 벗겨졌다. 높낮이를 활용한 장민재는 3구째 다시 같은 코스 포크볼로 헛스윙 삼진 잡았다. 140km 이상 공 하나 없이 선보인 KKK 이닝. 장민재의 진가를 확인할 수 있는 순간이었다.



한화 시절부터 절친한 사이로 겨울마다 같이 훈련하는 류현진의 조언대로 구속에 집착하지 않는다. 스스로 “난 빠른 공 투수가 아니다”고 말하는 장민재는 “투수가 정확하게 던진 공은 타자가 못 친다”는 투구 철학을 갖고 있다. 최고 무대 메이저리그에서도 최고 커맨드로 평가받는 류현진과 닮은 구석이 있다. 

장민재는 KIA전을 마친 뒤 “1회 조금 더 공격적으로 던져야 했는데 너무 맞지 않으려 신경 썼던 것 같다. 1회를 마치고 정민태 투수코치님께서 맞더라도 공격적으로 던질 것을 주문했다. 한용덕 감독님께서도 부담 갖지 말고 던지라고 말씀해주셨다. 2회부터 코치님, 감독님 말씀대로 공격적으로 던져 결과도 좋아질 수 있었다”고 말했다. 

겨우내 14kg 체중 감량에 성공한 그는 “올 시즌을 준비하며 몸 관리를 철저하게 했다. 체중 감량도 많이 했고, 선발투수로서 경쟁력을 갖추기 위해 많은 노력을 했다. 그 결과 현재 컨디션도 아주 좋다”며 “항상 응원해주시는 팬들을 위해 최선을 다해 좋은 경기력을 보여드리겠다. 코로나19로 지친 분들께 조금이나마 힘이 되어드리고 싶다”고 다짐했다.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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