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C핫포커스]'쌍둥이' 이다영의 흥국생명 이적, 3가지 배경과 이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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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조선 나유리 기자]FA(자유계약선수) 이다영이 흥국생명 핑크스파이더스로 이적했다. 쌍둥이 언니인 이재영이 뛰던 팀. 이적 배경과 이유가 궁금하다.
흥국생명은 14일 쌍둥이 배구선수 이재영, 이다영과의 FA 계약을 발표했다. 이재영은 6억원(연봉 4억원, 인센티브 2억원), 이다영은 4억원(연봉 3억원, 인센티브 1억원)의 조건으로 사인을 했다. 계약 기간 3년을 감안하면 이재영은 최대 18억원, 이다영은 12억원의 조건이다.

쌍둥이 자매로 V리그 '스타 플레이어'인 둘은 고등학교 졸업 후 처음으로 같은 팀에서 뛰게 됐다. 이재영은 2014~2015시즌 신인 드래프트 1라운드 1순위로 흥국생명의 지명을 받아 입단했고, 이다영은 같은해 1라운드 2순위로 현대건설 힐스테이트에 입단했다. 6시즌 동안 다른 팀에서 성장해 온 쌍둥이 자매가 드디어 뭉치게 됐다.

이재영은 원소속팀인 흥국생명 잔류지만, 이다영은 고심 끝에 친정팀 현대건설을 떠나 흥국생명으로 이적했다. 흥국생명이 적극적인 영입노력, 또 이다영이 큰 결심을 한 배경은 무엇일까.

▶처음이자 마지막 기회?

가장 결정적인 이유는 한 팀에서 뛰고싶은 마음이었다. 세터 이다영과 레프트 이재영은 어릴 때부터 함께 호흡을 맞춰 온 최고의 동료이자 함께 자란 쌍둥이 자매다. 이보다 더 좋은 조건은 찾기 힘들다. 둘은 언론 인터뷰에서도 여러 차례 "언젠가 같은 팀에서 뛰고싶다"는 소망을 드러내왔다. 프로에서 이재영이 먼저 주목받았지만, 최근 이다영의 기량이 급성장하고 대표팀에서도 맹활약하면서 꿈은 현실이 됐다. 물론 이다영도 현대건설을 떠나는 것이 결코 쉬운 결정은 아니었다. 관계자들은 이다영이 힘든 고민의 시간을 보냈다고 이야기한다. 그만큼 친정팀을 떠나 다른 팀으로 이적한다는 것은 선수에게 심리적으로 부담스럽고 힘든 일이다. 하지만 이번이 같이 뛸 수 있는 마지막 기회일지 모른다는 생각이 결국 이다영의 마음을 움직였다.

▶적극적이었던 흥국생명

흥국생명에게 이다영 영입은 '에이스' 이재영의 공격력을 극대화시킬 수 있는 최고의 장치다. 포지션도 각각 세터와 레프트인데다 눈만 마주쳐도 의중을 알 수 있는 사이인만큼 시너지 효과를 기대할 수 있다. 또 이다영의 개인 능력에도 기대가 크다. 블로킹이나 공격에도 능한 세터이기 때문에 팀 전체적으로 공격력 강화에 도움을 줄 수 있다. 샐러리캡 인상도 흥국생명에는 호재였다. 2019~2020시즌 샐러리캡 한도는 14억원, 연봉 총액 제한은 3억5000만원이었지만, 다음 시즌부터 샐러리캡 총액이 23억원으로 향상됐고 개인 연봉 최고액도 7억원까지 오르면서 이재영과 이다영을 동시에 보유할 수 있는 여유가 생겼다.

또 FA 이적 변수도 지웠다. 그동안 흥국생명에서 세터로 성장한 조송화가 FA 자격을 얻었기 때문이다. 조송화는 복수 팀의 오퍼를 받은 후 최근 IBK기업은행 이적을 결정했다. 자연스럽게 조송화 이적과 이다영 영입이 맞물리면서 주전 세터를 교체할 수 있게 됐다.

▶무시할 수 없는 외부 요소

쌍둥이 자매가 한 팀에서 주전으로 뛰는 그림은 흥국생명에 최고의 마케팅 옵션이 될 수 있다. 그동안 V리그에서 자매 선수는 여럿 있었다. 과거 한은지-한수지 자매가 인삼공사에서, 김수지-김재영 자매가 현대건설에서 뛰었고, 한유미-한송이 자매가 대표팀에서 함께한 적은 있다. 하지만 이재영-이다영 자매처럼 주전 선수로 프로팀에서 한솥밥을 먹은 사례는 없었다. 물론 흥국생명이 이다영을 영입하는데 있어 마케팅이 1순위 고려 대상은 아니었다. 하지만 이다영이 합류하면서 자연스럽게 흥행 카드도 손에 넣게 됐다. 다음 시즌 홈 관중 수직증대 기대가 커지는 이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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