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19, 프로야구 생존이 시작된다] ②모기업 경영 악화…내년 구단 살림살이 줄어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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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무것도 예측할 수 없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으로 전 세계 모든 스포츠가 사실상 '올 스톱' 상황이다. 사태가 얼마나 장기화할 지조차 예측 불가능이다. 국내 역시 마찬가지다. 코로나19 사태로 야구·축구·농구·배구 등 국내 4대 프로스포츠가 리그 일정을 중단하거나 연기하는 초유의 상황을 맞고 있다. 이미 프로농구와 프로배구는 아예 시즌 종료를 결정했다.

국내 확진자 증가 폭이 둔화하고는 있지만, 여전히 집단감염 등의 위험이 계속되고 있어 국내 스포츠계는 숨죽인 채 상황을 예의주시하고 있다. 사람의 생명보다 중요한 것은 없지만, 각국 주요 프로 스포츠에는 중계권료와 관중 수입, 선수 연봉 등 천문학적 금액이 걸려 있다. 프로 스포츠의 산업과 경제학적 측면에서 당분간 침체기가 예상되는 만큼 일간스포츠는 국내 프로스포츠 중 시장 규모가 가장 큰 야구(KBO리그)를 통해 코로나19 긴급 점검 시리즈를 준비했다. 3회에 걸쳐 코로나19가 KBO리그에 끼칠 영향과 변화를 예측해본다.

"모기업에 대한 의존도가 높은 KBO리그, 야구단 존립의 문제가 걸려 있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로 KBO리그에 적신호가 들어왔다. 자생적으로 수익을 내지 못하는 KBO리그 각 구단의 한계상 앞으로 국내에서 코로나19의 확산세가 주춤하더라도, 모기업의 경영 악화로 지원이 줄어들어 KBO리그는 어려움을 맞을 수도 있어서다.

KBO리그는 키움 히어로즈를 제외한 모든 구단이 모기업의 지원을 근간으로 운영된다. 구단의 1년 수익 중 가장 큰 부분을 차지한다. 구단별로 차이는 있지만 매년 150억~200억 원 수준의 지원을 받고 있다. 모기업의 지원 없인 만년 적자에서 벗어날 수 없는 현실이다.

코로나19 공포는 세계 경제를 심각하게 위협하고 있다. 이런 불확실성 탓에 주식 시장과 환율은 요동치고 있다. 대부분 국가의 경제 성장률 전망치는 하향 수정되고 있다. 더욱이 수출 의존도가 높은 우리 기업의 환경상 그 여파는 더 큰 직격탄이 될 것이라는 분석이다. "대기업도 도산할 수 있다"는 우려의 목소리까지 나온다.

당장 내년부터 모기업의 야구단 지원 축소가 전망된다. A 단장은 "한국프로야구는 모기업의 지원 없이 운영하기 쉽지 않다"면서 "내년부터 모기업의 지원 감소는 불을 보듯 뻔하다"고 했다. B 단장은 "세계 경제가 점점 불확실성으로 접어들고 있다. 앞으로 더 가혹할 것이다"며 "모기업에서 구단 경영 효율화를 강조하며, 지원을 줄일 것이다"고 점쳤다. C 운영팀장은 "모기업의 경영 상황을 고려하면, 지원과 광고가 줄어드는 것이 당연하지 않겠는가"라고 예측했다.

여기에 각 구단도 코로나19 사태로 구단 자체 수입이 줄어들 위기다. 개막일이 잠정 연기된 가운데, 사태가 장기화로 접어들면 경기 수 축소 혹은 중단까지 고려해야 한다. 이 경우엔 중계권, 관중 및 마케팅, 기타 수익 등이 줄어든다. 모기업의 지원도 감소하고, 그나마 있던 수익도 줄어들어 힘든 상황을 맞는 셈이다.
 


지난 23일 잠실야구장에서 펼쳐진 자체 청백전을 인터넷 중계하고 있는 두산 베어스 스태프의 모습. 잠실=김민규 기자


경기 수 축소에 따른 위험 신호에 대비하는 구단도 있다. A 단장은 "경기 수 축소에 대비해 올해 구단 수익과 재정이 1/2 혹은 1/3, 과연 얼마나 줄어들지 여러 상황을 고려해 시뮬레이션을 돌려 봤다"며 "결국 광고·중계권·관중 수익이 줄어들게 된다"고 설명했다. 이어 "구단의 수익이 줄어들면 결국 내년부터 긴축 경영을 해야 하는 상황을 맞을 것이다. 이는 구단 존립의 문제와 연관된다"고 덧붙였다. B 단장도 이에 동의하며 "(게임 산업을 기반으로 하는) NC를 제외하면 모기업의 경영 악화가 예상된다"고 했다. C 운영팀장은 "모기업의 경영이 흔들리는 구단은 더욱 타격을 받을 것이다"고 내다봤다.

이는 KBO리그 전체 산업이 흔들릴 수 있다는 의미다. 구단의 재정 악화는 투자 및 지출 축소로 이어져 야구계에 악순환을 초래할 수 있다.

결국 선수단과 관련된 비용을 절감할 것으로 보인다. 선수 연봉과 선수단 및 전지훈련 규모 등이 해당한다. B 단장은 "구단의 1년 예산 중 선수단 관련 항목이 약 70% 정도다. 지출을 줄인다면 선수단 관련 예산밖에 없다"고 못 박았다. C 운영팀장도 "나머지 약 30%는 대부분 고정비에 해당한다. 이를 줄일 순 없다"고 밝혔다.

D 운영팀장은 "각 팀별로 선수 연봉에 대한 고과 항목이 달라 차이가 있을지언정 결국 기록에 따라 연봉 인상, 감소를 결정한다. 그런데 경기 수가 축소되면 출전 경기 수, 승리기여도, 타석수, 안타 등 기록이 전년보다 좋게 나올 수 없다. 그렇다면 연봉 인상이 쉽게 이뤄질 수 없지 않겠는가"라고 예측했다. "이는 연봉을 많이 준다, 적게 준다는 문제가 아니다. 절대적 수치(기록)나 퍼포먼스가 떨어지면 연봉에 영향을 미치기 마련이다"고 했다.

최근 인기리에 종영된 드라마 '스토브리그'에서의 극 중 갈등요소가 현실에서 충분히 재현될 수도 있다는 분석이다. C 운영팀장은 "구단주 대행이 단장에게 전체 선수단의 연봉 30% 삭감을 지시하는 에피소드가 있다. 대부분의 구단도 연봉 협상에 돌입하기 전에 인상이든 감액이든 일정 폭을 정해놓고 시작하는데, 이런 상황이라면 10% 또는 20% 삭감을 지시할 가능성도 있지 않겠는가"라고 예측했다.

선수단 훈련 환경에도 변화를 야기할 수 있다. C 운영팀장은 "과거 국내에서 전지훈련을 한 구단도 있었는데 모기업의 경영 악화가 가장 큰 원인이었다. 그런 일이 올 시즌 후에 발생하지 말란 법이 없다"라면서 "해외 마무리 훈련이나 선수단 규모를 줄일 수도 있다"고 예측했다. B 단장은 "자칫하면 다 같이 망하는 건데"라고 했다.

결국 코로나19 여파는 모기업 경영 악화로 인한 지원 감소→구단 재정 악화→선수단 연봉 및 지원 축소로 이어질 것이라는 관측이 지배적이다. KBO리그는 물론 한국 프로 스포츠에 위기감이 감돌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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