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집중분석] KCC 이정현의 플라핑, 왜 마지노선을 넘었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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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CC 이정현은 4강행의 주인공이다. 

올 시즌 KCC 토종 에이스다. KCC 내부에서는 "에밋의 1대1 공격도 좋지만, 이정현과 찰스 로드의 2대2 공격이 가장 위력적"이라고 말할 정도다. 

6강전에서도 맹활약했다. 경기당 평균 30분40초를 뛰었고, 18.2득점, 2.8리바운드, 2.6어시스트를 기록했다. 

그런데, 그의 플레이는 용납될 수 없는 부분이 하나 있다. '습관적 플라핑'이다. 마지노 선을 넘었다. 무엇이 문제고, 왜 그럴까. KBL은 도대체 어떻게 해야 할까. 

▶이정현의 장, 단점

이정현은 KBL 최고 연봉자다. KCC가 야심차게 데려오면서 9억2000만원을 안겨줬다. 

장점이 많은 선수다. 슈팅이 정확하다. 슈팅 가드치고 파워를 겸비했다. 몸 자체가 탄탄하다. 2대2를 비롯한 패싱 능력이 뛰어난 편이다. 무엇보다 농구 센스가 매우 좋다. 경기를 읽는 눈에 매우 정확하고, 수비에서 결정적 스틸을 많이 한다. 클러치 능력도 좋은 편이고, 순간적으로 유연한 스텝이 탁월하다. 

약점도 있다. 가장 큰 아킬레스건은 순발력이다. 빠르지 않고, 발은 느린 편이다. 때문에 자신보다 비슷한 운동능력에 키가 큰 선수나, 빠른 선수가 마크하면 고전하면서 경기력에 기복을 보인다. 

이 경우, 이정현은 자신의 농구 센스와 유연한 스텝을 활용, 자신의 단점을 커버한다. 그의 파울 유도 능력은 최상급이다. 

일단 '파울 유도 능력'은 모든 슈팅 가드가 갖춰야 할 덕목이다. 농구는 '실린더'가 있다. 이 실린더를 공격자나 수비자가 지켜야 하고, 침범한 상태에서 슈팅 동작에 몸을 건들면 파울이 된다. 전 세계 농구의 공통이다. 

예를 들어 공격자가 페이크 동작을 취한 뒤 수비자의 손이 자신의 실린더를 침범한 것을 발견한다. 혹은 점프를 하면서 실린더를 넘어온다. 이 상태에서 손과 접촉이 있거나, 몸을 부딪히면서 슛 동작으로 이어지면 파울을 만들 수 있다. 자유투가 쉽게 얻어진다. 이런 일련의 과정이 슈팅 가드가 지녀야 할 '파울 유도 능력'이 된다. 여러 가지 이득이 있다. 일단 자유투를 얻으면서 쉽게 득점할 수 있다. 주요 공격 루트 중 하나가 추가된다. 수비수가 섣불리 페이크에 반응하지 못하면서, 슛을 쏘거나 돌파할 수 있는 공간과 시간의 틈새가 늘어난다. 그래서 세계 모든 농구에서 특급 슈터가 갖춰야 할 덕목 중 하나가 '파울 유도 능력'이다. 

그런데, 이정현의 '플라핑'은 '파울 유도 능력'과 카테고리가 완전히 다르다. 접촉이 없는데도, 슛 동작이나 골밑 돌파 시 습관적으로 비명을 지르고, 목을 꺾고, 만세를 부른다. 

▶6강 3차전, 이정현의 플레이

대표적 경기가 전자랜드와 KCC의 6강 3차전이다. 

<표>를 참조해 보자. 매 쿼터 그의 액션은 '오버'였다. 

경기 시작부터 그랬다. 1쿼터 7분45초를 남기고, 골밑 돌파 시 별다른 접촉이 없는데 팔을 수비자에게 뻗으며 몸을 꺾는다. 당연히 파울이 불리지 않는다.

박찬희에게 스틸을 당했는데, 이때는 과한 동작으로 만세를 부른다. 2쿼터 14초가 지난 뒤 밀러 앞에서 골밑슛을 던지면서, 또 다시 팔을 높이 올린다. 파울을 주지 않는다고 판정 항의를 한다. 

6분41초를 남기고 강상재를 지나가면서 볼을 놓쳤는데, 여기에서 만세를 부른다. 심판이 속았다. 수비자 파울이 불린다. 강상재가 억울함을 호소하지만, 콜은 변하지 않는다. 

이후, KCC의 공격권을 가진 상황에서 이정현은 스크린을 건다. 이때 움직이면서 교묘하게 정효근을 밀었다. 심판은 정효근에게 파울을 준다. 정효근은 "제가 파울이라고요"라고 쓴 웃음을 짓고, 카메라에 비친 이정현도 쓴 웃음을 짓는다. 

3쿼터 7분17초를 남기고 3점슛을 시도한다. 타이밍이 늦은 박찬희가 수비하지 않고 이정현 뒤로 이동한다. 그런데, 이정현은 다리를 벌리면서 3점슛을 시도한다. 3점슛이 성공되지만, 이정현은 또 다시 심판에게 항의한다. 

3쿼터 5분4초를 남기고 이정현은 브라운에게 기습적 더블팀을 시도한다. 브라운이 이정현 옆으로 돌아가려는 찰나, 교묘하게 팔을 낀다. 브라운이 신경질을 낸다. 

4쿼터 1분9초를 남기고, 페이크 이후, 김상규가 이정현의 실린더를 침범한다. 이정현은 절묘한 타이밍에 김상규와 충돌을 일으키며 파울 3개를 얻는다. 김상규의 수비 미스. 이날 유일한게 정상적 파울 유도가 나온 장면이다. 

4쿼터에 그나마 없었는데, 당시 전자랜드가 크게 앞서고 있는 상황에서 이정현은 2분13초를 남기고 코트에 들어왔기 때문이다. 

한마디로 이정현의 플라핑은 매우 심각한 수준이다. 마지노선을 일찌감치 돌파했다. 공을 잡았을 때 최소 열에 일곱, 여덟은 '액션'이 가미된다. 

◇3차전 이정현 주요 플레이<표>

쿼터=남은 시간=내용=결과

1쿼터=7분45초=골밑돌파 시 팔을 밀면서 몸을 꺾음=노 파울

1쿼터=6분54초=박찬희에게 스틸 당함. 만세 부름=노 파울

2쿼터=9분46초=밀러 앞에서 골밑슛. 만세 부름. 이후 판정 항의=노 파울

2쿼터=6분41초=이정현 돌파, 강상재 앞에서 만세. 접촉 없음=수비자(강상재) 파울

3쿼터=8분37초=이정현 공격 시, 스크린 정효근 밀침=수비자(정효근) 파울

3쿼터=7분17초=이정현 3점슛, 박찬희 뒤에 있음. 다리 벌리며 파울유도=노 파울

3쿼터=6분29초=이정현 골밑슛, '악'하고 비명 지름=노 파울

3쿼터=5분53초=이정현 골밑돌파, 비명지르고 쓰러짐=노 파울(판정 항의함)

3쿼터=5분4초=이정현 더블팀 수비, 브라운 팔을 낌. 브라운 신경질적 반응=수비자(이정현) 파울

4쿼터=1분9초=페이크 이후, 3점슛, 김상규 수비 미스, 파울 유도=수비자 파울(정상적 플레이)



▶반성이 없다

플라핑은 한마디로 기만 행위다. 부적절하고, 불공정하다. 예를 들어 시험시간 때 정상적으로 문제를 푸는 수험생과 달리, 참고서를 슬쩍슬쩍 보면서 문제는 푸는 것과 마찬가지다. 

2012년 플라핑 페널티를 도입한 NBA는 플라핑에 대해 한마디로 '심판과 팬을 기만하는 행위(fool the referees and fans during the game)'라고 정의하면서 '경기에서 없어져야 한다(no place in our game)'고 했다. 

이정현은 두 가지 문제점을 가지고 있다. 플레이 자체에 습관적으로 액션을 가미하는 게 첫번째 문제다. 그리고 과거, 플라핑으로 인해 '구설수'에 올랐지만, 여전히 고치지 않고 있다는 점이다. 

지난 시즌 챔프 2차전에서 이관희와의 충돌 시 액션이 논란에 휩싸였다. 이 '사건'이 있고 난 뒤 챔프 4차전(2017년 4월28일) 4쿼터 5분10초를 남기고 또 다른 플라핑을 '창조'했다. 김준일을 앞에 두고, 3점슛을 쏘면서 스스로 과도한 액션을 했다. 흡사 장풍을 맞은 듯 해서 생긴 일명 '장풍 플라핑'이다. 논란이 생긴 지 5일 만에 또 다시 똑같은 '액션'을 했다. 그리고 시즌이 끝난 뒤 플레이오프에서 똑같이 행동한다. 

한마디로 반성이 없다. 

주위를 둘러싼 농구계의 인식도 문제다. '플라핑'을 단지, 운 나쁘게 걸린 플레이로 매우 가볍게 인식한다. 고질적으로 헐리우드 액션이 있었기 때문이다. 

한마디로 계속 다른 선수의 '땀방울'과 '노력'을 훔치고, 프로농구의 근간이 되는 농구팬을 기만하는 행위를 하는데, 본인 스스로도, 농구계 인사들도 심각성을 모른다. 

프로농구 규칙에도 플라핑에 관한 사항이 있다. 경기규칙 36.3.1항에 보면 테크니컬 파울 해당 사항 중 '파울을 당하는 척 하는 페이크 동작'이라고 나와 있다. 

즉, 현장에서 플라핑이 적발되면 테크니컬 파울을 주게 돼 있다. 그런데, 심판의 능력을 떠나 현장에서 플라핑을 잡기는 매우 힘들다. 현실적으로 맞지 않는 제도다. 

기계적으로 NBA 제도를 도입할 필요가 없다. 하지만 플라핑에 관해선, NBA의 제도를 참고할 필요가 있다. NBA는 사후 적발을 원칙으로 한다. 

경기가 끝난 뒤 비디오 분석을 통해 적발이 되면 첫번째는 경고, 이후 5000달러의 벌금이 증가(5회까지). 6회째부터는 출전 정지가 이뤄진다. 제도 보강이 시급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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