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 타임즈] 페르난데스의 마법, 브뤼헤를 찢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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브뤼헤와의 유로파리그 32강전에서 선제골을 넣은 직후의 페르난데스(오른쪽)의 모습.
맨유는 그와 프레드(왼쪽)의 활약에 힘입어 유로파리그 16강에 진출했다.
ⓒPA Images/아이웨이미디어



유로파리그 32강
 
맨체스터 유나이티그 5(페르난데스 27' PK, 이갈로 34', 맥토미니 41', 프레드 82', 90+3')

클뤼프 브뤼헤 0

합계 6-1 맨체스터 유나이티드 승

[The Times/ By Paul Hirst]

어젯밤(*현지시각 목요일) 브루노 페르난데스가 클뤼프 브뤼헤(*이하 브뤼헤)를 갈기갈기 찢는 것을 보면서 두 가지 생각이 떠올랐다. 첫째, 유로파리그에게 페르난데스의 재능은 과분하다는 것. 그는 유럽 최고의 선수들을 상대해야만 한다. 둘째, 그리고 가장 중요한 것은, 맨체스터 유나이티드(*이하 맨유)가 지난 여름에 이 포르투갈 출신 마에스트로를 영입했더라면 이번 시즌 그들이 얼마나 덜 고통스러웠을까하는 것이다.

페르난데스는 맨유의 유로파리그 16강 진출을 돕기 위해 다시 한번 마법을 부렸다. 그에 힘입어 맨유는 10명이 뛴 브뤼헤를 상대로 완승을 거뒀다. 한편 어젯밤은 오디온 이갈로의 감성을 자극하는 밤이기도 했다. 그는 맨유에서의 첫 풀타임 선발 경기에서 득점에 성공했고, 작년 12월 사망한 자신의 누나를 기렸다. 후안 마타의 크로스를 살짝 건드려 득점에 성공한 뒤 그는, 유니폼을 끌어올려 그의 누나를 향한 메시지가 적힌 흰 티를 드러냈던 것이다.

페르난데스의 속임수가 이 골을 가능케했다. 6770만 파운드(*약 1060억 원)에 영입된 그는 마타를 향한 완벽한 패스를 띄우기 전에, 한쪽으로 몇몇 브뤼헤 선수들을 몬 뒤 다른 선수들은 멍하게 볼을 바라보게끔 만들었다. 그의 패스를 받은 마타의 크로스 역시 매우 정확했다.

안드레아스 페레이라와 제시 린가드 같은 선수들이 어젯밤 페르난데스가 뛴 자리에서 평범한 실력을 발휘한 지 6개월이 지난 지금에야 맨유는 마침내 10번을, 상대를 파괴하는 능력과 약간의 득점 능력까지 갖춘 10번을 찾게 되었다. 4번의 선발 경기에서 페르난데스는 2골 2어시스트를 기록했다. 어젯밤에는 브뤼헤 수비수 시몽 델리가 다니엘 제임스의 슈팅을 쳐내기 위해 어처구니없게도 오른팔을 뻗은 데 따라 맨유에 페널티킥이 주어졌고, 페르난데스는 시몽 미뇰레 키퍼를 뚫어내고 이를 처리함으로써 자신의 맨유에서의 두 번째 득점에 성공했다.

VAR 판정에 긴 시간이 소모되고 나서야 델리의 퇴장이 확정됐다. 이후 맨유는 브뤼헤를 자비 없이 몰아붙였다. 이갈로의 골, 스콧 맥토미니의 슈팅, 그리고 늦은 시간 프레드가 선보인 두 차례의 마무리까지. 교체 투입된 린가드는 프레드의 득점 중 하나를 어시스트하기도 했다. 어쨌든 이러한 득점 행진은 맨유에게, 그들이 부상으로 앙토니 마샬을 잃었음에도, 이번 시즌 가장 큰 홈 승리와 오늘(*현지시각 금요일) 있을 16강 대진 추첨식 참석 자격을 확보해줬다.

맨유 팬들이 관중석에 앉기 시작하면서 올드 트래포드를 휩싼 말들은 마샬의 부재에 대한 것이었다. 그는 지난 수요일 훈련 중 근육 부상을 입었다. 올레 군나르 솔샤르 맨유 감독이 그러한 사실을 밝혔고, 마샬은 이번 경기 18인의 출전 명단에서 제외됐다.

마커스 래쉬포드가 등과 허리 부위의 장기 부상으로 인해 뛸 수 없는 상황에서 마샬을 잃는 것은 솔샤르 감독이 가장 원치 않던 일이었다. 마샬과 래쉬포드는 이번 시즌 합쳐서 34골을 넣었다. 어젯밤 경기 이전까지 맨유가 이번 시즌 치른 42경기에서 그 둘을 제외한 다른 선수들은 합쳐서 단 31골을 넣었을 뿐이다.

마샬의 부재는 이갈로에게 기회를 열어줬다. 그는 맨유 팬들이 지난달 영입하길 바랐던 스타 플레이어는 아니었을지 모르나, 그럼에도 그들은 이 열정적인 나아지리아 국적의 공격수를 가슴에 품었다. “비바 이갈로”라는 응원가와 함께 그는 좋은 모습으로 경기를 시작했다. 경기 시작 15초 만에 델리가 그의 슈팅을 막을 일이 생겼던 것이다.

이후 델리가 해리 매과이어의 슈팅을 또 차단했고, 미뇰레도 마타의 슈팅을 잘 막아냈다. 페르난데스는, 미뇰레가 살짝 쳐낸 그의 슈팅이 골대에 맞지만 않았더라면, 좀 더 이른 시간에 선제골을 넣을뻔했다. 그리고 이 모든 일이 경기 시작 후 첫 5분 안에 일어났다.

브뤼헤에게도 기회가 있었다. 데이비드 오케레케가 역습 상황에서 맨유를 혼란에 빠뜨렸고, 마츠 리츠가 골대에서 벗어난 세르히오 로메로 키퍼를 보고 크로스바 위로 벗어나는 슈팅을 가져가기도 했다. 하지만 이번 경기 내내 더 나은 팀으로 보였던 쪽은 맨유였다. 페르난데스는 몸을 꺾고, 돌리고, 또 공간으로 쇄도하면서, 고개를 들지도 않고 동료들을 찾아냈다. 그러자 델리가 제임스의 슈팅을 팔로 막으면서 맨유에게 페널티킥을 선사했다. 세르다르 괴쥐뷔위크 주심은 페널티 지점을 가리켰고 델리의 퇴장을 선언했다. 어쩌면 이번 시즌에 나온 가장 명백한 퇴장 장면을 한 번 더 확인하라는 말을, 그가 인이어를 통해 듣기도 전에 말이다. 경기장 가장자리의 VAR 화면을 확인한 뒤 괴쥐뷔위크 주심은 자신의 판정을 고수했다. 그렇게 처음 판정이 내려진 지 4분 26초 만에, 페르난데스가 도움닫기로 키퍼를 속이면서 페널티킥을 득점으로 연결했다.

그러나 페르난데스는 브뤼헤를 찢는 일을 멈추지 않았다. 그가 오른쪽 측면으로 건넨 로빙 패스를 받은 마타는, 페널티 박스를 가로지르는 하프발리 패스를 부드럽게 전달했다. 골문 바로 앞에서 이를 골대 안으로 살짝 차넣은 것은 이갈로였다. 이후 프레드가 내준 볼을 받은 맥토미니가 박스 가장자리에서 정확한 슈팅으로 골망을 가르면서, 경기 결과는 사실상 전반 종료 직전에 결정되어버렸다.

로메로가 매과이어의 백패스를 제대로 컨트롤하지 못하는 흔치 않은 실수를 범하면서 경기의 긴장감을 불러일으켰지만, 그는 다행히 제때 평정심을 되찾아 문제를 해결했다. 솔샤르 감독은 린가드를 교체 투입하면서 페르난데스를 불러들였고, 그는 벤치로 나올 때 기립박수를 받을 자격이 있었다.

하프타임에 투입된 타히트 총처럼 린가드는, 강한 인상을 남기기 위해 결의에 찬 모습이었다. 린가드가 결국 그의 마크맨을 따돌리고 프레드에게 볼을 살짝 뒤로 내줬던 것은 맨유가 환영할만한 장면이었다. 프레드는 이를 오른발로 마무리하면서 자신의 이 경기 첫 번째 골을 넣었다.

프레드는 경기 막판 18 야드(*약 16.5 미터) 거리에서 날카로운 슈팅으로 추가 득점을 기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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