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사 복귀전 8실점 최악투, 대만과의 수준 차이일까?

[BO]엠비 0 2013 0
 


[문학=스포츠서울 이웅희기자] 헨리 소사(35·SK)가 1년 만에 한국 마운드를 다시 밟았지만 악몽의 복귀전을 치렀다. 천적인 삼성의 벽을 넘지 못했다. 

소사는 9일 문학 삼성전에 선발등판해 4회까지 85개의 공을 던지며 7피안타(3피홈런) 3볼넷 2탈삼진 8실점으로 무너졌다. 37개를 던진 직구의 최고 구속은 153㎞까지 나왔지만 힘으로 상대를 누르지 못했다. 슬라이더와 포크볼도 24개씩 던졌지만 효과를 보지 못했다. 가운데로 몰리거나 존에서 많이 벗어나는 공이 많았다.

1회부터 흔들렸다. 김헌곤에게 2루타를 맞고 볼넷 2개를 내주며 2사 만루에 몰렸고 이학주에게 2타점 적시타를 허용했다. 2회에는 김상수, 3회에는 강민호, 4회에는 김헌곤에게 연이어 투런포를 맞았다. 김상수는 129㎞짜리 포크볼, 강민호는 146㎞짜리 직구, 김헌곤은 133㎞짜리 슬라이더를 공략해 타구를 담장 너머로 날려보냈다. 모두 공이 가운데로 몰린 실투였다.

이날 경기 전 SK 염경엽 감독은 “마운드의 힘으로 버티고 있다. (헨리)소사는 (대만에서)지속적으로 등판했다. 적응이 따로 필요없다. 100개까지 무난하게 피칭할수 있다”고 기대감을 드러냈다. 그러나 지난해 9월 20일 잠실 두산전 이후 262일 만의 한국 무대 등판에서 소사는 주위의 기대에 전혀 미치지 못했다.

SK는 지난 3일 대만프로야구에서 맹활약하던 소사를 긴급 영입했다. 내구성이 떨어지는 브록 다익손으로는 한국시리즈 2연패를 달성하기 힘들다고 본 SK는 결단을 내렸다. 소사는 KIA와 넥센(현 키움), LG 등 KBO리그에서 2012년부터 2018년까지 7시즌을 뛰었다. 개인 통산 68승60패, 방어율 4.32를 기록했다. 2017년과 지난해는 각각 방어율 3.88, 3.52를 기록하는 등 안정적인 투구를 했다. 한국에 오기 전까지 소사는 대만 무대에서 12경기에 등판해 8승2패, 방어율 1.56으로 맹위를 떨쳤다. 

그러나 한국 복귀전 결과는 실망 그 자체였다. 올시즌 선발등판한 SK 투수 가운데 가장 많은 실점을 기록했다. 삼성이 소사의 천적이긴 했다. 소사는 삼성을 상대로 통산 21경기 131이닝을 던져 6승8패, 방어율 5.08을 기록했다. LG에서 뛰던 지난해에도 삼성전 3경기에선 2패, 방어율 7.58로 좋지 않았다. 그래서일까. 경기 전 삼성 김한수 감독은 “소사가 그렇게 대단한 투수인가”라고 반문하며 여유있는 미소를 지었다. 삼성 쪽에선 대만과 한국의 수준 차이도 언급했다. 대만 무대에서의 1점대 방어율에 큰 의미를 둘 수 있느냐는 의견도 나왔다. 결과적으로 대만에서 승승장구하던 소사는 삼성의 벽에 막히며 복귀전에서 고개를 숙였다.

복귀전이라 소사가 긴장했을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가운데로 몰리는 실투도 적지 않았다. 모 코치는 “요즘 한국 타자들은 투심패스트볼, 컷패스트볼 등 움직임 있는 140㎞ 후반대의 빠른 변형 패스트볼을 던지는 투수를 상대하고 있다. 소사는 150㎞대의 공을 던져도 포심패스트볼이다. 제구가 되지 않으면 지금의 국내 타자들을 이기기 어렵다”고 설명했다.

소사는 이변이 없는 한 오는 14일이나 15일 NC와의 홈경기에 다시 선발등판할 전망이다. 지난 시즌 NC전 3경기에선 2승, 방어율 1.21로 강했다. NC전에선 자존심 회복을 해야 교체카드를 쓴 SK도 다시 웃을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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