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O3] '부담 커진' IBK vs '부담 없는' 현대건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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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타임스=홍성욱 기자] '부담감의 무게가 달라졌다.' 

2017-2018 V리그 여자부 플레이오프는 싱겁게 끝날 것이라는 의견이 시작 전부터 지배적이었다. 2위 IBK기업은행은 에이스 메디를 앞세운 상황인 반면, 3위 현대건설은 소냐라는 대체 외국인선수가 갈팡질팡하고 있었기 때문이다. 

극명한 엇갈림은 극명한 결과로 나올 것 같았다. 지난 17일 1차전이 IBK기업은행의 3-0 완승으로 끝날 때만해도 그랬다. 메디가 22점을 기록했고, 김수지, 고예림, 김희진, 김미연까지 국내 선수들의 움직임이 활발했다. 리시브가 안정되면서 염혜선 세터의 토스는 정확하고 깔끔했다. 

문제는 19일 2차전이었다. 이틀 사이에 대반전이 생겼다. 현대건설은 소냐를 제외하고, 국내 선수들끼리 똘똘 뭉쳤다. 1세트는 범실이 많았고, 공격결정력까지 실종되며 허무하게 내줬다. 하지만 1세트 중반에 투입된 노장 한유미가 공격에 가담하면서 10-20은 18-25까지 좁혀졌고, 2세트부터는 분위기가 달라졌다. 

현대건설은 파죽지세로 2세트를 따낸 뒤, 3세트 접전에서 이도희 감독의 결정적인 비디오판독 득점으로 23-23 동점을 만들었고, 황연주의 서브 에이스에 이은 한유미의 마지막 득점까지 나오면서 20-23 열세를 25-23으로 뒤집었다. 

이는 4세트까지 이어졌다. 역전과 재역전을 주고받는 상황에서 듀스 접전 끝에 경기를 승리로 마무리했다. 황연주의 두 차례 백어택 득점은 가히 압권이었다. 

이제 승부는 3차전에서 가려지게 됐다. 21일 오후 7시. 화성에서 물러설 수 없는 승부가 시작된다. IBK기업은행에게는 부담스런 경기다. 이미 현대건설 이도희 감독은 "3차전도 국내 선수로만 치른다"라고 선언했다.  



 

IBK기업은행은 3차전까지 승부가 이어진 것만 해도 부담스러운데 이틀 전 2차전에서 동반하락한 경기력까지 끌어올려야 하는 과제를 떠안았다. 이정철 감독은 "선수들이 이렇게 한꺼번에 무너지는 건 포스트시즌에서는 처음인 것 같다"며 2차전 경기내용에 대해 당황스러워 했다. 

에이스 메디의 스윙도 자연스럽기 보다는 힘이 많이 들어가고 있다. 현대건설의 높은 블로킹이 1차적인 원인이지만 몸을 던지는 수비가 쉽게 득점을 내주지 않는 것도 또 하나의 이유다. 득점이 나지 않을 경우 메디는 다시 한 번 공격을 시도해야 하기에 아예 힘을 잔뜩 줘 끝을 보려고 했던 것. 

반면 현대건설은 2차전 승리로 큰 힘을 얻었다. 정규리그 6연패와 플레이오프 1차전 패배까지 7연패를 당하는 과정에서 겪은 무기력함을 한꺼번에 털어냈다. 특히 최고의 외국인선수를 상대로 국내 선수들끼리 승리했다는 점에서 자부심을 느끼고 있다. 

3차전의 키워드는 '부담감'이다. IBK는 부담이 더 커졌다. 이정철 감독은 2차전이 끝난 뒤 취재진 앞에서 "부끄럽다"고 표현했다. 오늘 경기 승리를 통해 IBK기업은행은 챔피언결정전 진출과 더불어 부끄러움을 떨쳐야 한다. 여러모로 부담스럽지만 1차전 같은 경기력을 보인다면 충분히 가능한 일이다. 

현대건설은 부담이 상대적으로 확 줄어들었다. 이미 박수를 받기에 충분한 상황이다. 대반전에 성공했고, 예상치 못한 승리를 이뤄냈다. 오늘 경기에서 가벼운 마음과 몸놀림으로 임한다면 다시 한 번 좋은 결과를 얻을 수도 있다. 

오늘 경기가 끝나면 한 팀은 챔피언결정전에 오르고, 다른 한 팀은 시즌을 마무리한다. 뚜껑을 열어봐야 그 결과를 알 수 있다. 또 한 가지. 부담감이 경기력에 미치는 영향이 얼마나 큰지도 오늘 경기를 통해 짐작할 수 있을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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