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은행서 첫해 김정은·어천와가 말하는 '지옥훈련' 효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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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 사람 된다·몸 만드는 것부터 달라"…체력 우위 속 통합 6연패 눈앞 



(아산=연합뉴스) 최송아 기자 = "누구나 여기 오면 새 사람이 돼요."

여자프로농구 최강자 아산 우리은행은 위성우 감독이 이끄는 시즌 전 혹독한 훈련으로 유명한 팀이다.

지난 5년 연속 통합 우승을 달성하면서 가장 부각되는 것이 체력부터 철저히 준비하는 고된 훈련과 그것을 이겨내고 정상에 오른 선수들이 세리머니에서 위 감독에게 복수하는 장면일 정도다.

KEB하나은행에서 뛰다 이번 2017-2018시즌을 앞두고 자유계약선수(FA)로 우리은행 유니폼을 입은 김정은(31)은 자신의 프로 '첫 우승'과 부상 이후 재기를 꿈꾸며 굳은 각오를 다졌지만, 적잖은 마음고생을 견뎌야 했다.

팀이 19일 챔피언결정 2차전까지 2연승을 달려 자신의 첫 통합 우승을 코앞에 둔 김정은은 "굳이 말씀드리지 않아도 얼마나 강도 높은 훈련을 하는지 다 아실 테지만, 나탈리 어천와는 처음에 왔을 때 이틀 만에 울었다"고 단적인 예를 들었다.

김정은 역시 초창기에는 눈물을 쏟아야 했다. 심적으로 의지하는 팀의 맏언니 임영희(39)에게 하소연하기가 일쑤였다.

하지만 '새 사람이 된다'고 표현할 정도의 과정을 이겨내고 팀에 녹아든 그는 우리은행의 정규리그 1위와 챔프전 2연승의 주역 중 한 명으로 활약했다. 시즌 초반에도 부상이 찾아왔지만, 완전히 '부활'로 부를 수 있을 정도의 경기력을 선보여 정규리그 베스트 5에도 선정됐다.

김정은은 "지난 3년 동안 부상 때문에 자존심이 많이 상해 독기를 품은 데다 훈련의 도움을 받은 것이 경기력으로 발휘된 것 같다"고 자평했다.




 

시즌을 앞두고 선발한 외국인 선수가 부상으로 뛰기 어렵게 되면서 우리은행에 합류해 든든히 골 밑을 지킨 어천와(26)도 김정은과 마찬가지로 지난해엔 하나은행에서 뛰었다.

챔피언결정 2차전에서 득점이 필요한 순간에 쉽지 않은 중거리 슛을 쏙쏙 꽂아 넣은 그 역시 시즌 전 훈련의 효과를 톡톡히 봤다고 귀띔했다.

지난 시즌 이후 미국여자프로농구(WNBA) 경기를 뛰며 슛 연습에 집중한 것이 성과를 내기도 했지만, 우리은행에서의 시즌 준비가 뒷받침됐다는 설명이다.

어천와는 "몸을 만드는 것부터 하나은행과는 달라졌다. 체력이 확실히 나아져 호흡하는 것 등도 달라졌다"면서 "그 덕분에 플레이 스타일에서도 변화가 생겼다. 지금의 성과는 연습과 준비를 그대로 반영한 것"이라고 전했다.

김정은은 "어천와의 몸이 올라온 모습을 보고 저도 깜짝 놀랄 때가 있다"면서 "훈련한 게 나오는 것 아닌가 싶다"고 말했다.

이런 고된 훈련의 효과는 정규리그의 치열한 선두 싸움을 이겨내고 직행한 챔프전에서도 여실히 드러나고 있다. 체력과 경험 모두 열세인 국민은행이 21일 안방인 청주에서 반격하지 못하면 우리은행의 위성우 감독 '구타 세리머니'는 올해도 재현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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