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 많은 세터 황동일, 32세에 처음 맞이한 진짜 '봄 배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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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스1) 이재상 기자 = 오랫동안 상상했던 것들이 현실이 됐다. 그 동안 백업으로만 나섰던 '야전 사령관' 황동일(32·삼성화재)이 특별한 '봄 배구'를 치르고 있다.

황동일은 경기대 시절부터 좋은 재능을 갖췄다는 평가를 받았지만 만개하지 못했다. 194㎝의 장신 세터라는 장점이 있지만 기복이 컸고, 평정심을 유지 못하는 것이 약점으로 꼽혔다.

많은 지도자들이 그를 성공시키겠다고 했지만 결과는 번번이 좋지 않았다. 그러던 황동일이 이번 시즌 신진식 삼성화재 감독을 만나 비로소 꽃을 피웠다.

2008-09시즌 프로 무대에 데뷔한 황동일은 여러 차례 포스트시즌을 뛰었지만 주전 세터로 나간 적이 없다. 데뷔와 동시에 드림식스에서 LIG손해보험(KB손해보험)으로 트레이드 됐던 황동일은 2010-11시즌 처음 준플레이오프에 출전했지만 당시 방지섭에 밀려 백업에 머물렀다.

삼성화재와 대등하게 싸운 LIG였지만 1승2패로 탈락했다. 그것이 V리그가 생긴 뒤 KB의 유일한 봄 배구 기록이기도 하다.

황동일은 2011-12시즌 대한항공으로 유니폼을 갈아 입고도 포스트시즌을 경험했지만 확고한 주전 세터 한선수가 있었다. 2년 연속 대한항공에서 플레이오프 등을 뛰었지만 출전 기회 자체가 많지 않았다.

2014년 1월 삼성화재로 다시 트레이드 된 황동일이지만 역시 주전으로 봄 배구에 나서진 못했다. 삼성화재 유광우의 백업에 그쳤고, 이마저도 마땅치 않아 라이트, 센터 등 여러 포지션을 떠돌았다.

지난해 군 제대한 황동일은 2017-18시즌을 앞두고 모처럼 삼성화재의 주전 세터로 낙점 받았다. 

시즌 초반 팀의 11연승을 이끌며 주목 받았지만 무릎 통증 등으로 부침을 겪었다. 일부에선 "황동일은 안 된다"는 조롱 섞인 반응도 들어야 했다. 하지만 신진식 감독은 황동일을 믿었고, 18일 열린 대한항공과의 플레이오프(3전 2선승제) 1차전에 선발 세터로 출전시켰다.

황동일은 신 감독의 기대에 부응하며 타이스의 타점을 십분 활용하는 안정된 토스로 세트스코어 3-1의 승리를 견인했다. 누구나 간절한 마음으로 코트에 나서지만 황동일에게 이번 봄 배구는 더욱 특별하다.

황동일은 "정말 이번이 아니면 은퇴한다는 마음으로 매 세트, 경기마다 간절한 마음으로 코트에 나선다"고 했다. 

사연 많은 황동일이 주전 세터로 처음 나서는 봄 배구에서 해피엔딩을 만들어 낼 수 있을지 관심을 끈다.

삼성화재(1승)는 20일 인천계양체육관에서 대한항공(1패)과 플레이오프(3전 2선승제) 2차전을 갖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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