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댄 김의 NBA산책] 폴 조지·르브론 제임스 정조준 레이커스, 랜들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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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 시즌 NBA 트레이드 데드라인이었던 지난 2월 8일(현지시간) 가장 큰 관심을 끌었던 뉴스는 LA 레이커스와 클리블랜드 캐발리어스의 ‘블록버스터’ 트레이드였다. 이날 레이커스는 조던 클락슨(25)과 래리 낸스 주니어(25)를 클리블랜드로 보내고 아이제아 토머스와 채닝 프라이, 그리고 클리블랜드의 2018년 1라운드 지명권을 받아왔다.

이 트레이드가 리그 전체를 뿌리째 뒤흔든 것은 이 자체만이 아니라 그 뒤에 담긴 의미 때문이었다. 그것은 이 트레이드가 레이커스가 올 여름 프리에이전트(FA) 시장에서 움직일 방향을 결정했다는 사실이다. 다년 계약이 남은 클락슨과 낸스 주니어를 내주고 이번 시즌 후 계약이 만료되는 토머스와 프라이를 데려온 것은 팀 샐러리캡에 여유 공간을 만들려는 시도이며 이는 곧 여름 FA시장에서 폴 조지와 르브론 제임스, 두 초특급 FA스타들의 영입전에 뛰어들겠다는 공식 선언이나 마찬가지였다. 레이커스의 롭 펠린카 단장이 트레이드 발표 기자회견에서 “이 트레이드는 우리가 플레이오프 팀이자 우승후보급 팀으로 가는데 필수적인 과정”이라고 강조했던 것도 그런 맥락이었다.

사실 트레이드 데드라인이 임박할 때까지 레이커스가 별다른 움직임을 보이지 않자 일각에선 레이커스가 조지와 제임스 영입전에서 최소한 한 발 빼는 것이 아니냐는 수군거림도 있었다. 클락슨과 낸스 외에 브랜던 잉그럼(20), 카일 쿠즈마(22), 론조 볼(20), 줄리어스 랜들(23) 등 20대 초반의 젊은 선수들로 짜여진 팀의 핵심 선수들의 포텐셜과 미래 전망이 매우 긍정적이라는 사실로 인해 레이커스가 당장의 성공을 위한 톱2 슈퍼스타들의 영입을 포기하고 이들을 중심으로 하는 장기적인 팀 업그레이드 쪽으로 방향을 전환하려는 것이 아니냐는 것이다. 이에 따라 레이커스가 2018년이 아닌 2019년 오프시즌으로 시선을 돌렸다는 추정도 나왔다.

하지만 이 트레이드 뉴스가 터져 나오자 그런 설들은 쑥 들어갔다. 레이커스의 포커스가 2019년이 아니라 올 여름에 맞춰졌다는 사실이 분명해진 것이다. 클락슨과 낸스를 트레이드하면서 레이커스는 2018-19 시즌 팀의 샐러리캡에서 1천480만달러를 덜어냈고 이로써 올 여름에 맥시멈 계약으로 제임스와 조지를 모두 데려올 수 있는 샐러리캡 공간을 만들 수 있는 길이 생긴 것이다. 



 


물론 레이커스가 제임스나 조지가 붙잡을 여유가 있다는 것과 이들이 실제로 레이커스의 오퍼를 받아들일 지는 전혀 별개의 문제다. 하지만 최소한 레이커스가 이 둘의 영입에 나선다는 사실만큼은 이제 기정사실이 됐다. 현실적으로 두 슈퍼스타를 모두 붙잡을 수 있는 샐러리캡 공간을 지닌 팀이 얼마 없다는 사실과 ‘레이커스’라는 이름이 주는 어필을 생각하면 이젠 이들의 레이커스로 갈 가능성을 무시하기 어렵게 됐다.

그런데 레이커스가 제임스와 조지를 모두 붙잡으려면 아직도 추가로 샐러리캡 공간을 만드는 작업이 필요하다. 현 상태에서 레이커스의 올 여름 샐러리캡 여유 공간은 약 4천800만달러로 두 명의 맥시멈 FA를 영입하는데 필요한 7천만달러에 2천200만달러 정도 모자란다. 그 부족분을 채우려면 시즌 종료 후 ‘제한적(restricted) FA’가 되는 파워포워드 랜들에 대한 재계약 권리를 포기해야 한다. 랜들의 계약이 차지할 샐러리컵 공간을 치워내고 베테랑 루올 뎅의 잔여 2년 계약을 수년으로 늘리는 작업을 병행한다면 레이커스가 올 여름에 사용할 수 있는 샐러리캡 공간은 7천만달러까지 늘어날 수 있다고 한다.

하지만 레이커스의 딜레마는 바로 여기에 있다. 최근 무서운 기세로 리그 정상급 파워포워드로 떠오르고 있는 만 23세의 랜들을 지금 시점에서 포기하기가 너무도 아깝다는 사실이다. 지난해 12월29일부터 스타팅 라인업에 포함된 랜들은 이후 경기 당 18.6득점과 9.2개 리바운드를 기록하며 맹활약하고 있다. 특히 지난 11일 제임스의 클리블랜드와 치른 경기에서 랜들은 생애 최고인 36득점을 올리고 14리바운드와 7어시스트, 2블록샷을 기록하는 슈퍼스타급 퍼포먼스로 레이커스의 127-113 완승을 이끌었다. 랜들은 이날 제임스(24득점 10리바운드 7어시스트 1블룩샷)를 통계에서 눌렀을 뿐 아니라 경기 마지막 18분 동안 9개의 야투를 모두 성공시켜 19점을 올리는 최고의 클러치 퍼포먼스로 팽팽하던 승부를 레이커스의 완승으로 바꿔놓았다. 

레이커스의 루크 월튼 감독은 “그는 놀라운 플레이를 보여주고 있다. 다재다능해 많은 팀들에게 매치업 악몽을 안겨준다”면서 “다른 팀 감독들과 많은 이야기를 하진 못했지만 많은 구단들이 그에게 강렬한 인상을 받을 것은 당연하고 (영입) 레이더에 올려놓고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날 랜들을 상대로 고전을 면치 못한 제임스도 “최근 모든 팀들이 그를 막는데 애를 먹고 있다”고 랜들 칭찬대열에 가세했다. 



 

한마디로 랜들은 지금 놀라운 플레이로 레이커스가 그를 포기하려는 당초의 계획을 다시 생각하지 않을 수 없게 만들고 있는 것이다. 레이커스는 지금 어떤 방법으로든 랜들을 포기하지 않으면서 제임스와 조지를 모두 붙잡을만한 샐러리캡 공간을 만들 수 있을지를 놓고 고심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하지만 이는 뭔가 획기적인 돌파구가 나오지 않는 한 힘들어 보이는 것이 사실이다. 레이커스가 랜들을 붙잡으려면 최소한 6월30일까지 퀄리파잉 오퍼를 제시해야 하는데 그 오퍼를 주더라도 제한적 FA인 랜들을 탐내는 팀들이 그에게 거액의 오퍼를 할 경우 그에 대한 답변을 해야 하는 것이다. 그리고 이 모든 결정이 어쩌면 제임스나 조지로부터 계약 여부에 대한 확답을 듣기 전에 내려야 할지 모른다. 레이커스로선 입에 문 고기와 물속에 보이는 고기를 모두 탐내다 둘 다 놓칠지도 모를,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할 처지에 놓일 위험성이 큰 것이다.

또 한 가지 고려사항은 제임스가 FA로서 계약 팀을 고를 때 바로 다음 시즌 우승에 도전할 전력을 갖춘 팀을 찾을 텐데 레이커스가 과연 그 조건을 충족시킬 수 있느냐 하는 것이다. 즉 제임스와 조지가 모두 레이커스와 계약한다고 해도 레이커스가 바로 타이틀 도전이 가능한 팀이 될 수 있느냐 하는 것이다. 랜들이 레이커스에 남아 있다면 그 가능성이 한결 높아지겠지만 그렇지 않다면 제임스가 클리블랜드에 잔류하는 것도 충분히 생각할 수 있다. 

지금 레이커스는 여러 가지 방안을 놓고 고심을 거듭하고 있다. 유력한 시나리오 중 하나는 랜들을 포기하고 제임스와 조지 영입에 올인하는 것이다. 오래전부터 레이커스행에 관심을 보여온 LA 출신 조지를 붙잡을 수 있다면 제임스를 놓치더라도 크리스 폴, 드마커스 커즌스, 카멜로 앤서니, 디안드레 조던 등 FA시장에 나설 다른 슈퍼스타급 선수를 붙잡는다는 ‘꿩 대신 닭’ 작전이다. 또 다른 유망주 쿠즈마가 랜들과 같은 포지션이라는 사실을 고려하면 그것도 가능해 보이는 옵션이다. 레이커스는 과연 어떤 길을 선택할까. 이번 오프시즌 최고의 관심사가 아닐 수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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