묵묵하고 꾸준했던 추신수…‘야구의 신’은 외면하지 않았다

[BO]엠비 0 1508 0

MLB.com은 몇 년 전, 추신수의 자유계약선수(FA) 계약을 두고 ‘홀로 낯선 미국으로 넘어온 데다 투수에서 타자로 바꿔야 했던 겨우 18세 소년이 새벽 4시30분에 제일 먼저 운동장에 나와 꿈꾸던 목표가 이제 이뤄졌다’고 했다.

화려하지 않지만 꾸준했다. 18세 때 습관은 20년이 다 되가는 지금도 바뀌지 않는다. 텍사스 제프 배니스터 감독은 “캠프 때 5시에 출근해도 먼저 나와 있던 선수”라고 말했다. 묵묵하고 꾸준한 노력에 드디어 ‘야구의 신’이 응답했다. 



 

추신수에게 9일은 특별한 날이 됐다. 47경기 연속 출루로 텍사스 구단 단일시즌 최다 연속 경기 출루 신기록을 세웠고, 데뷔 후 처음으로 메이저리그 올스타에 뽑혔다. 추신수는 이날 디트로이트와의 원정경기에 1번·지명타자로 나섰고 9회초 2사 뒤 5번째 타석에서 큰 바운드로 3루수 앞을 향하는 내야안타로 47경기 연속 출루 신기록을 달성했다. 1993년 훌리오 프랑코가 달성한 텍사스 구단 역대 기록 46경기 연속 출루를 뛰어넘었다.

극적이었다. 2회 1루수 글러브를 맞고 흐른 안타성 타구는 불규칙 바운드였음에도 실책으로 기록됐다. 4타석에서 모두 범타로 물러난 추신수는 9회 2사 1루에 극적으로 기회가 찾아왔고, 마지막 순간까지 집중력을 유지한 덕분에 큰 바운드와 함께 3루수 앞으로 데굴데굴 구르는 행운의 내야안타를 만들었다. 대기록을 이어간 추신수는 쑥쓰러운 웃음을 지었지만 텍사스 더그아웃에서는 환호가 넘쳤다.

47경기 연속 출루 기록을 세운 추신수는 조이 보토(신시내티), 앨버트 푸홀스(LA 에인절스) 등이 갖고 있는 현역 최다 연속 경기 출루(48경기) 기록에도 1경기만 남겨뒀다. 텍사스의 윌 클락이 1995~1996년 두 시즌에 걸쳐 기록한 58경기 연속 출루 기록에도 도전하게 된다.

텍사스 매체 스타텔레그렘에 따르면 추신수는 경기가 끝난 뒤 “아직도 믿기지 않는다. 야구 선수가 되고 난 뒤 이런 기록을 만들 수 있을 거라고 상상도 해 보지 못했다”면서 “매경기, 매타석 최선을 다하다 보니 벌써 47경기나 이어졌다”고 말했다. 추신수는 동료들에 대한 고마움도 전했다. 추신수는 “마지막 타석 때 내야 타구를 치고 나서 1루까지 달리는 동안 동료들이 많은 응원을 해 줬다. 내 다리 상태가 완벽하지 않다는 걸 알기 때문에 더 큰 응원을 해 준 것 같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동료들에게 정말 고맙다. 오도어랑 벨트레는 (끝내기 나온 것처럼) 거의 뛰어나오려고 하더라”라고 웃었다.

추신수는 이어진 인터뷰에서 “이렇게 오랫동안 연속 출루를 이어온 것은 나 혼자 만든 결과가 아니다. 동료들의 도움이 있었고, 때로는 심판 판정의 도움을 받기도 했다. 여기저기서 아주 많은 도움을 받았다”면서 “이건, 야구의 신이 준 선물이다”라고 감사했다.

야구의 신이 준 선물은 47경기 연속 안타에 머물지 않았다. 경기가 끝나고 2시간 뒤 발표된 2018 메이저리그 올스타 명단 발표 때 아메리칸 리그 외야수 부문에 추신수의 이름이 올랐다. 36세 시즌에 데뷔 첫 올스타에 뽑히는 영광까지 함께 찾아왔다. 묵묵하고 꾸준했던 18세 소년의 노력에, 늦었지만 ‘야구의 신’은 확실한 선물을 안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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