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가 상승’ 맷 하비, ‘문제아→PS 청부사’ 반전?

[BO]엠비 0 1329 0


[뉴스엔 안형준 기자]

하비가 반전 드라마를 쓰고 있다.

뉴욕 메츠 최고의 기대주이자 에이스였던 맷 하비는 지난 5월 8일(한국시간) 트레이드로 신시내티 레즈 유니폼을 입었다. 메츠는 잦은 부상에 시달리는 포수 데븐 메소라코와 현금을 받는 조건으로 하비를 신시내티에 내줬다.

메츠는 부상 이후 좀처럼 기량을 회복하지 못하고 그라운드 밖에서는 여러가지 이유로 구단과 마찰을 빚기도 한 하비를 포기했다. 클레이튼 커쇼와 사이영상을 다툴 것으로 기대를 모았던 하비는 사실상 메츠에서 버림을 받았고 그렇게 몰락하는 듯했다.

하지만 하비는 신시내티에서 반전을 이뤄내고 있다(이하 기록 7/3 기준). 올시즌 메츠에서 8경기(4GS)에 등판해 27이닝 동안 평균자책점 7.00을 기록했던 하비는 신시내티 유니폼을 입고 10경기에 선발등판해 53.2이닝을 투구하며 4승 3패, 평균자책점 3.86을 기록 중이다. 

메츠에서 0.303을 기록했던 피안타율은 신시내티에서 0.237로 낮아졌다. WHIP(이닝 당 출루허용율)도 1.56에서 1.10으로 좋아졌다. 탈삼진은 큰 차이가 없지만 볼넷도 줄었고(27이닝 9볼넷→53.2이닝 12볼넷) 피홈런도 급감했다(27이닝 6피홈런→53.2이닝 7피홈런). 

▲맷 하비 NYM-CIN 성적변화
NYM: ERA 7.00, FIP 5.63, K/9 6.7, BB/9 3.0, HR/9 2,0, WAR -0.1
CIN: ERA 3.86, FIP 4.21, K/9 6.7, BB/9 2.0, HR/9 1.2, WAR 0.7

팬그래프닷컴에 따르면 하비는 신시내티 이적 후 구속이 증가했다. 메츠에서 시속 93.1마일이었던 포심 패스트볼 평균 구속은 신시내티에서 94.9마일까지 올랐다. 슬라이더, 체인지업, 싱커, 커브까지 모든 구종의 구속이 올랐다. 구속 증가는 의미있지만 성적표를 뒤집을만한 획기적인 변화는 아니다.

팬그래프닷컴은 하비의 가장 큰 변화로 슬라이더를 주목했다. 패스트볼과 체인지업이 구속 증가에도 불구하고 오히려 헛스윙 유도율이 감소한 반면 슬라이더의 헛스윙 유도율은 메츠에서 8.3%였던 수치가 신시내티에서 무려 20.3%로 뛰어올랐다. 통산 기록(15.3%)보다도 훨씬 높아진 수치다. 타자들은 하비의 슬라이더를 상대로 .167/.184/.264, wRC+ 25를 기록하는데 그쳤고 이는 하비의 커리어하이 시즌인 2015년(.158/.187/.218, wRC+ 20)과 비교될 정도로 대단한 수치다. 하비의 다른 구종은 모두 피 wRC+가 100을 훌쩍 넘겼지만 슬라이더만큼은 강력했다.

또 하비는 메츠에서 55.3%였던 초구 스트라이크 비율을 신시내티에서 61.8%까지 끌어올리며 볼카운트 싸움을 더 유리하게 가져가고 있다. 명성을 되찾을만한 성적이라고 보기에는 아직 많이 부족하지만 하비는 분명한 반등세를 보이고 있다.

이런 반등세 속에 하비는 이번 여름 이적 시장에서 팀을 옮길 후보로 꾸준히 거론되고 있다. 포스트시즌 도전을 위해 선발투수를 보강하려는 팀에서 하비를 영입할 수도 있다는 것. 하비의 기량과 가치가 그만큼 올랐다는 의미다. 

최고의 투수 후보에서 '추락한 문제아'로 전락했던 하비가 과연 '포스트시즌 청부사'로 새 유니폼을 입으며 반전 드라마를 완성하게 될지 주목된다.(자료사진=맷 하비)
 

0 댓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