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굳은 표정' 손흥민과 달리 '환한 미소'로 귀국한 이강인, 진심 사과 전할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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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축구연맹(AFC) 아시안컵 기간 발생한 '탁구 게이트'는 한국 축구계를 큰 충격에 빠뜨렸다.

하지만 그 중심에 섰던 이강인(파리 생제르맹)의 표정은 천진난만할 따름이었다. 굳은 표정으로 귀국한 '주장' 손흥민(토트넘)과 상반된 모습이었다.

이강인은 19일 오후 인천국제공항 2터미널을 통해 한국 땅을 밟았다. 리그 2호 골을 터뜨린 지난 18일 새벽(한국 시각) 프랑스 리그1 몽펠리에전을 마치고 황선홍호에 합류하기 위해 귀국했다.

이강인은 아시안컵 준결승전을 하루 앞두고 손흥민과 물리적으로 충돌한 이른바 '탁구 게이트'로 축구계를 뒤흔들었다. 주장이자 선배인 손흥민에게 항명해 하극상 논란을 빚었다.

이에 이강인을 향한 비난 여론이 쏟아졌고, 결국 이강인은 소셜 미디어(SNS)를 통해 사과문을 올렸다. 그는 "축구팬들에게 좋지 못한 모습을 보여드리게 되어 죄송스러울 뿐입니다"라면서 "앞으로는 형들을 도와서 보다 더 좋은 선수, 보다 더 좋은 사람이 되도록 노력하겠습니다"라고 다짐했다.

그럼에도 팬들의 분노가 가라앉지 않자 영국 런던에 있던 손흥민을 직접 찾아가 사과했다. 손흥민도 이강인을 용서하며 갈등이 봉합됐다.

이후 이강인에 대한 여론이 엇갈렸다. 3월 A매치를 앞둔 가운데 이번만큼은 징계 차원에서라도 이강인을 제외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일었다. 반면 이강인에게 경기력으로 사죄할 기회를 줘야 한다는 의견도 공존했다.


위르겐 클린스만 전 감독 경질 후 임시 사령탑에 오른 황선홍 감독은 이강인을 향한 논란에 정면 돌파를 선택했다. 그는 "운동장에서 생긴 문제는 운동장에서 풀어야 한다"면서 이강인을 발탁했다.

황선홍호는 지난 18일 오후 경기도 고양종합운동장에서 첫 소집 훈련을 실시했다. 이강인은 소속팀 일정 탓에 합류가 늦어져 이날 귀국했다.

아직 이강인을 향한 분노가 사그라들지 않은 만큼 입국장에서는 야유가 쏟아질 우려가 있었다. 하지만 일부 팬들은 "이강인 파이팅", "골 멋있었어요"라며 이강인의 귀국을 반겼다.

대한축구협회 관계자에 따르면 이날 이강인은 ​입국장에서 별도의 인터뷰를 진행하지는 않지만 지정된 라인에서 대국민 인사를 할 예정이었다. '탁구 게이트'에 대한 대국민 사과를 할 것으로 보였다.

하지만 이강인의 대국민 사과는 없었다. 그는 입국장에 모인 100여 명의 팬과 취재진 앞에서 두 손을 흔들며 환한 표정으로 인사를 했다. 적어도 입국장에서만큼은 '탁구 게이트'에 대한 비난 여론을 의식하지 않는 듯했다.


전날 귀국한 손흥민과 상반된 모습이다. 손흥민은 늘 팬들의 성원에 함박웃음으로 화답했지만, 이날만큼은 굳은 표정으로 입국장을 나섰다. 주장으로서 '탁구 게이트'를 비롯해 최근 한국 축구를 둘러싼 각종 논란에 대한 책임감이 드러난 행동이었다.

황 감독이 이끄는 한국 축구 대표팀은 21일 오후 8시 서울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릴 태국과 월드컵 2차 예선 3차전에 나선다. 이어 22일 태국으로 이동해 26일 오후 9시 30분 방콕 라자망갈라 스타디움에서 4차전을 치른다.

이강인은 태국전을 하루 앞둔 20일 공식 훈련 전 취재진 앞에 서서 심경을 밝힐 계획이다. 대한축구협회 관계자는 "공식 기자회견 후 훈련이 진행되기 전 이강인이 미디어 앞에서 팬들에게 이야기를 전할 예정"이라고 전했다. 입국장에서 없었던 진심 어린 사과를 이 자리에서 할지 지켜볼 일이다.

기사제공 노컷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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