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러니 김도영과 비교됐지… 이범호 생각이 정확했다, 윤도현이 KIA에 폭풍 몰고 오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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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티비뉴스=김태우 기자] 이범호 KIA 감독은 타격 코치 시절이었던 지난해 오키나와 마무리캠프 당시 윤도현(21‧KIA)의 타격 재능을 굉장히 즐겁게 이야기하고 있었다. 아직 1군에서 보여준 것이 없는 선수였지만, 이 감독은 "치는 재능을 놓고 보면 김도영 정도도 충분히 할 수 있는 선수라고 생각한다"고 오히려 자신감을 드러냈다.

신인 시절부터 윤도현을 눈여겨 본 이 감독이었다. 광주일고를 졸업하고 2022년 신인드래프트에서 2차 2라운드(전체 15순위) 지명을 받은 윤도현은 2022년 팀의 스프링캠프에 합류해 1군 코칭스태프에 선을 보였다. 당시 타격 코치가 바로 이 감독이었다. 이 감독은 타격의 재능을 금세 알아볼 수 있었다고 떠올렸다. 그림이 좋았다. 왜 그가 어린 시절 광주 지역에서 김도영과 라이벌 구도를 형성했는지를 알 수 있었다고 했다.

이 감독은 "타이밍을 참 잘 맞춘다"고 가장 큰 장점을 설명했다. 이 감독은 "여기에 한 두 번 공을 보면 타구를 인플레이할 수 있는 능력을 가지고 있다. 몇 번 파울을 쳐야 인플레이를 할 수 있는 선수가 있고, 한 두 번 만에 인플레이를 시키는 선수가 있는데 타이밍을 잘 맞추는 윤도현은 후자의 능력을 가지고 있는 것 같다"고 칭찬하면서 "부상 없이 빨리 나와 한 번 해보고 싶은 생각이 있다"고 잔뜩 기대를 걸었다.

당시까지만 해도 이 감독이 감독의 자리에 오를 것이라고는 꿈에도 상상하지 못한 일이었다. 그런데 공교롭게도 복잡한 사정을 거쳐 이 감독이 사령탑에 올랐고, 이제는 윤도현의 재능을 실험할 수 있는 최종적인 결정권자가 됐다. 윤도현의 타격 능력을 눈여겨 본 이 감독은 망설임이 없었다. 오키나와 캠프 첫 연습경기였던 25일 kt와 경기에 윤도현은 선발 3번 2루수로 넣었다.

김선빈과 서건창이 2루에 있지만, 이들은 개막에 맞춰 알아서 몸을 만들 수 있는 선수들이다. 천천히 해도 된다. 급할 게 없다. 그래서 연습경기 초반 일정은 올해 1군에서 활용할 수 있을지를 판단해야 하는 선수들 위주로 라인업을 짰다. 그런데 윤도현이 이 기회를 물고 늘어진 것도 모자라 KIA 더그아웃에 긴장감을 불어넣는 대활약을 선보였다. 이 감독이 말한 그 장점이 그대로 묻어나오고 있었다.

윤도현은 이날 첫 네 번의 타석에서 모두 안타를 때리는 등 5타수 4안타(1홈런) 2타점 2득점의 만점 활약을 하며 코칭스태프와 팬들에게 강한 인상을 남겼다. 아직 투수들의 공이 눈에 익지 않은 타자들이 굉장히 불리한 시기지만, 윤도현은 이에 아랑곳하지 않고 절정의 타격감을 선보였다. 이 감독은 타이밍을 잡는 능력과 인플레이를 시키는 능력이 뛰어나다고 했는데 이날 윤도현이 딱 그랬다. 패스트볼과 변화구를 가리지 않고 자신의 히팅존에 잡았고, 친 공은 그라운드 안에 집어넣었다.

1회 첫 타석에서는 KBO리그 최고 수준의 외국인 투수인 윌리엄 쿠에바스를 상대로 잘 맞은 중전안타를 쳤다. 높은 쪽 코스에 공이 들어오자 망설임 없이 방망이를 휘둘러 질 좋은 안타를 만들었다. 3회 두 번째 타석에서는 홈런이 뿜어져 나왔다. 한가운데 들어온 원상현의 변화구를 정확한 타이밍에 걷어 올려 좌측 담장을 넘겼다. 패스트볼은 물론 변화구도 타이밍을 잡아놓고 있었다.
 



5회 세 번째 타석에서는 전용주를 상대로 3‧유간을 빼는 좌전 적시타를 쳐 기세를 이어 갔다. 7회 네 번째 타석에서도 김민의 변화구를 공략해 3루수 옆을 빼 라인을 타고 흐르는 2루타를 쳐 냈다. 변화구가 앞에서 맞은 타구였는데 이를 정교한 배트 스킬로 만회하며 파울 대신 인플레이타구를 만들어냈다. 이 감독이 칭찬을 아끼지 않은 윤도현의 타격 재능을 한 번에 확인할 수 있는 장면이었다. 아웃이 되기는 했으나 9회 마지막 타석도 잘 맞은 좌익수 뜬공을 기록했다.

윤도현은 지난해 햄스트링 부상에 고전하며 이렇다 할 성적을 남기지 못했다. 경력 내내 부상이 발목을 잡은 케이스다. 하지만 올해는 건강하게 시작한다. 비시즌 당시 광주와 서울을 오가며 몸을 만드는 데 최선을 다했다. 지난해 두 번째 햄스트링 부상 이후 아예 마음을 비우고 모든 일정과 시계를 올해 맞춘 게 도움이 됐다. 윤도현은 항상 자신감을 가지고 있다고 강조하고, 수비도 자신이 있다며 공격형 선수라는 꼬리표도 떼고 싶다고 했다. 올해 그 가능성을 선보인다면, 김선빈이나 서건창과 같은 베테랑 선수들을 긴장시키는 선순환의 효과와 함께 장기적인 주전 2루수의 그림까지 그릴 수 있다. 흥분하지 않을 수 없는 4안타였다.
 

기사제공 스포티비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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