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례없는 내홍, 봉합 수순 들어갔다…손흥민·이강인 극적 화해, 논란 일단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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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골닷컴] 강동훈 기자 = 유례없는 내홍을 겪은 축구대표팀이 봉합 수순에 들어갔다. ‘내분 사태’의 중심에 섰던 이강인(파리 생제르맹)이 런던에 있는 주장 손흥민(토트넘 홋스퍼)에게 직접 찾아가 사과하면서 고개를 숙였고, 손흥민이 대인배답게 이강인의 사과를 받아들이면서 논란이 일단락됐다.

앞서 지난 13일(한국시간) 영국 더선은 “아시아축구연맹(AFC) 아시안컵 준결승전 전날 식사 자리에서 이강인이 탁구를 치다가 이를 제지한 손흥민과 물리적 충돌을 빚었고, 이 과정에서 여럿이 뒤엉키다가 손흥민의 손가락이 탈구됐다”고 보도했다. 이후 대한축구협회(KFA) 관계자가 ‘내분 사태’를 인정하면서 논란은 일파만파 커졌다.

‘내분 사태’가 보도된 후 이강인은 지난 14일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를 통해 사과문을 올렸다. 그러나 파장은 쉽게 가라앉지 않았다. 특히 서열 문화를 중요시하는 한국 정서를 고려했을 때 이강인이 9살 차이가 나고, 더군다나 주장인 손흥민에게 대들었다는 점에서 수많은 비판이 쏟아졌다. 사과문이 24시간이 지나면 사라지는 스토리 형식이었다는 것 역시 팬들은 이강인의 사과가 진정성이 의심된다며 비판했다.

이강인을 향한 비판과 비난은 그의 가족에게까지 향했다. 실제 일부 팬들은 이강인의 가족 SNS에 찾아가 악성 댓글과 수위 높은 비판을 퍼부었다. 일부 커뮤니티에선 이강인의 가족들을 폄하하는 글이 올라오기도 했다. 이강인을 광고 모델로 내세우던 기업들은 팬들의 불매 운동과 항의 및 질타에 결국 광고를 내렸다.



‘내분 사태’ 후폭풍이 상당히 커지면서, 한국 축구의 앞날은 어두운 그림자가 드리워졌다. 특히 손흥민이 축구대표팀을 은퇴할까 노심초사하고, 앞으로 이강인을 축구대표팀에서 볼 수 없을지도 모른다는 우려도 생겼다. 이 과정에서 양 선수의 팬덤은 극심한 대립각을 세웠고, 자연스레 손흥민과 이강인의 화해는 꽤 오랜 시간이 걸릴 것이라는 전망이 나왔다.

그러나 다행히도 생각보다 ‘내분 사태’는 빠르게 해결이 됐다. 이강인이 먼저 파리에서 런던으로 건너가 손흥민을 찾아 직접 고개를 숙이면서다. 이강인은 21일 자신의 SNS를 통해 “지난 대회에서, 저의 짧은 생각과 경솔한 행동으로 인해 흥민이 형을 비롯한 축구대표팀 전체와 축구 팬 여러분께 큰 실망을 끼쳐드렸다”며 “흥민이 형을 찾아가 진심으로 사과를 드리는 게 중요하다고 생각했고, 긴 대화를 통해 주장으로서 짊어진 무게를 이해하고 제 자신을 돌아보는 시간을 가졌다. 런던으로 찾아간 저를 흔쾌히 반겨주시고 응해주신 흥민이 형께 다시 한번 감사드린다”며 사과문을 게시했다.

그러면서 “흥민이 형에게 얼마나 간절한 대회였는지 제가 머리로는 알았으나 마음과 행동으로는 그 간절함을 충분히 헤아리지 못했던 부분에서 모든 문제가 시작되지 않았나 생각한다”며 “특히 흥민이 형이 주장으로서 형으로서 또한 동료로서 단합을 위해 저에게 한 충고들을 귀담아듣지 않고 제 의견만 피력했다. 그날 식사 자리에서 절대로 해선 안 될 행동이었다. 이런 점들에 대해서 깊이 뉘우치고 있다”고 고개를 숙였다.

이강인은 손흥민뿐 아니라, 다른 선배들과 동료들에게도 사과와 용서를 구했다. 이강인은 “다른 선배님들, 동료들에게도 한 분 한 분 연락을 드려서 사과를 드렸고, 더욱 올바른 태도와 예의를 갖추겠다고 약속드렸다. 저의 사과를 받아주시고 포용해 주신 선배님들과 동료들에게도 이 글을 통해 다시 한번 감사드린다”고 말했다.



손흥민은 이런 이강인의 진심 어린 사과를 받아들이면서 감싸안았다. 손흥민은 자신의 SNS를 통해 직접 사과하기 위해 파리에서 런던으로 건너온 이강인과 함께 찍은 사진을 게시했다. 사진 속에서 손흥민은 이강인의 어깨에 손을 올렸고, 이강인은 손흥민의 허리에 손을 올렸다. 둘은 언제 갈등을 빚었냐는 듯 환하게 웃으면서 밝은 분위기를 연출했다.

손흥민은 “강인이가 진심으로 반성하고 저를 비롯한 축구대표팀 모든 선수들에게 진심 어린 사과를 했다”며 “저도 어릴 때 실수도 많이 하고 안 좋은 모습을 보인 적도 있었지만, 그때마다 좋은 선배들의 조언과 가르침이 있었기에 제가 지금의 자리에 있을 수 있었다. 강인이가 이런 잘못된 행동을 다신 하지 않도록 저희 모든 선수들이 축구대표팀 선배로서, 또 주장으로서 강인이가 좋은 사람, 좋은 선수로 성장할 수 있도록 옆에서 특별히 보살피겠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그 일 이후 강인이가 너무 힘든 시간을 보내고 있다. 한 번만 너그러운 마음으로 용서해 주셨으면 한다. 축구대표팀 주장으로서 꼭 부탁드린다”고 팬들에게 당부한 뒤 “일각에서 나오는 이야기들 중 축구대표팀 내 편 가르기에 대한 내용은 사실과 무관하다. 축구로 많은 사랑을 받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이런 소란스러운 문제를 일으켜서 진심으로 죄송하고 앞으로 저희 축구대표팀이 이 계기로 더 성장하는 팀이 될 수 있도록 더욱 노력하겠다”고 다짐했다.

축구대표팀에 없어서는 안 될 핵심인 손흥민과 이강인이 혹여나 당장 내달 열리는 태국과의 2026 북중미 월드컵 아시아 지역 2차 예선 2연전(21일 홈·26일 원정)을 앞두고까지 화해하지 못한다면 한국 축구는 큰 위기에 봉착할 수도 있었다. 그러나 다행히도 이강인이 먼저 고개를 숙이고, 손흥민 역시 너그러운 마음으로 사과를 받아들이면서 잘 마무리됐다.

사진 = 게티이미지, 손흥민 인스타그램

기사제공 골닷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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