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종범-류중일-선동열-김기태-이동욱-이범호...KIA 감독, 누가 해야 우승하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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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조선 김용 기자] 이종범, 류중일, 선동열, 김경문, 김기태, 조범현, 이동욱, 김원형, 이범호...누가 감독을 해야 맞을까.

KIA 타이거즈에 난데없이 이런 '핵폭탄'이 떨어질 줄 누가 알았겠는가.

충격이라는 말로밖에 표현이 안된다. 현역 프로야구 감독이, 배임수재 혐의로 구속영장이 청구됐다. 처음에는 독립야구단 입단 청탁 비리 건인줄 알았다. 한 독립야구단 임원이 구단 감독과의 친분을 빌미로 선수들에게 돈을 뜯어내다 고소를 당했는데, 그 때 엮인 감독이 KIA 김종국 감독이었다. 이달 중순 있던 일이었다. 당시에는 김 감독과 구단 실명이 공개되지 않았었다. 김 감독은 익명의 목소리로 억울함을 표시했었다.


그런데 이 사건과는 다른, 엄청난 일이 김 감독을 무너뜨렸다. 박동원(LG) FA 뒷돈 논란으로 물의를 일으켰던 장정석 전 단장을 수사하던 검찰이, 김 감독의 배임수재 혐의로 구속영장까지 신청한 것이다. 검찰에 따르면 김 감독은 KIA 구단을 후원하는 한 커피 업체로부터 협약을 도와달라는 명목으로 약 1억원의 돈을 받은 것으로 전해졌다. KIA는 29일 김 감독을 전격 경질했다. 28일 직무 정지를 시킨 후 예정된 수순이었다.

김 감독은 30일 서울중앙지법에서 영장 실질 심사를 받았다. 현역 감독이 법원 포토라인에 서는 희대의 장면이 연출됐다. 돈이 어떻게 쓰였고, 김 감독이 후원사를 위해 어떤 도움을 줬는지 알 수 없지만 일단 돈을 받은 것은 확실해 보인다. 일단 구속 위기는 피했다. 영장 실실 심사 결과 구속 영장은 기각됐다. 하지만 추후 재판 등 치열한 법정 싸움이 이어질 전망이다.


충격이 크지만, KIA가 야구단을 해체할 게 아니라면 야구는 해야한다. 공교롭게도 감독이 구속 기로에 선 날, 선수단은 호주로 스프링캠프를 떠났다. 스프링캠프는 기존 코치진이 이끌 수 있겠지만, 시즌에 들어가면 감독이 있어야 한다. 새 감독을 뽑는 게 급선무다.

그런데 참 어려운 문제다. 당장 시즌이 코앞이라 선수단 상황을 가장 잘 아는, 다시 말해 내부에서 감독이 선임되는 게 현실적인 시나리오다. 감독 선임이 모험이라면, 일단 이번 시즌을 대행 체제로 치르며 급한 불을 끄는 방법이 있다. 하지만 KIA는 전력상 올해 우승에 도전할 수 있는 팀이다. 대행 체제로는 팀이 온전히 장기 레이스를 버티기 힘들다. KIA 구단도 "대행 체제는 없을 것"이라고 잘라말하는 이유다.


내부에서는 정식 감독으로 승격이 되더라도 지금 이 뒤숭숭한 상황을 뒤집어 엎기에는, 노련함을 발휘할 수 있는 인사가 보이지 않는다. 진갑용, 이범호 코치 등이 후보가 될 수 있겠지만 누가 하든 초보다. 여기에 김 감독과 함께 합을 맞추던 인사가 그 뒤를 이어 감독을 하는 모양새도 좋지 않다. 다만, 이 코치는 KIA가 미래 감독으로 '키우는' 인물이라는 걸 야구계 누구나 알고있다. 파격 선임 가능성을 무조건 배제할 수는 없다.


그래도 현실적으로 외부에서 새 감독이 올 가능성이 높아 보인다. 그런데 시기적으로, 현실적으로 현재 코칭스태프를 갈아엎을 수 없다. 결국 자신의 마음에 들지 않더라도, 현 코치 체제를 안고갈 수 있는 인물이어야 한다. 그들과 친분이 있든, 아니면 카리스마가 넘쳐 분위기를 휘어잡을 수 있든 방향성이 명확해야 한다. 결국 경험 많은 지도자가 필요해 보인다.


벌써 수많은 야인들이 하마평에 오르고 있다. 대표적인 게 KIA 전설의 프랜차이즈 스타 이종범 전 LG 코치다. 언젠가는 KIA에서 감독을 할 사람이라는 평가가 많았다. 지난 시즌까지 LG 1루 베이스 코치로 일하며 현장 감각도 유지했다. 지금의 부정적 이슈를 단 번에 뒤엎을 카드로는 딱이다. 다만 감독 경험이 없다는 게 약점이다.


그래서 우승 경험 있는 지도자들의 이름도 거론된다. 삼성 라이온즈 왕조를 건설했던 류중일 국가대표팀 감독이 있다. KIA의 '국보' 선동열 전 감독 복귀도 충분히 고려될 수 있는 시나리오다. 김경문 감독은 두 말이 필요 없는 명장 중 한 명이다. KIA에서 우승을 맛봤던 김기태, 조범현 감독도 '소방수'로 적임자가 될 수 있다. 이동욱 전 NC 다이노스 감독은 지도력 측면에서 높은 점수를 받는다. SSG 랜더스에 통합우승을 안겼지만, 석연치 않은 이유로 경질을 당한 김원형 감독도 대안이 될 수 있다.

KIA 관계자는 "고민은 깊게 하되, 신속하게 새 감독을 선임하고자 한다"고 했다. 이 한 마디에 현 KIA의 어려운 현실이 모두 녹아들어있다.
 

기사제공 스포츠조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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