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년에도, 올해도. 왜 LG만 이럴까. '유일무이' 스캠에 투수가 절반 넘어... 염갈량의 '선택과 집중'[SC 포커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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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조선 권인하 기자]올해도 마찬가지다. LG 트윈스가 바라보는 포지션은 결국 투수였다.

LG는 28일 미국 애리조나 스프링캠프에 떠날 42명의 선수들을 발표했다. LG는 30일 출국해 지난해와 같은 미국 애리조나주 스코츠데일에서 전지훈련을 가진 뒤 3월 4일 귀국한다.

포지션별로 나누면 투수 23명, 포수 4명, 내야수 8명, 외야수 7명이다.

투수가 절반이 넘는 54.8%를 기록했다. 다른 팀과 비교해 투수 비중이 크다.

현재까지 스프링캠프 멤버를 발표한 구단들을 보면 투수가 선수단의 50%를 넘는 경우가 없다. 두산 베어스가 42명 중 절반인 21명의 투수를 데려가는 게 가장 많았다. 롯데는 43명 중 20명이 투수이고, NC는 45명 중 투수를 21명 데려간다. 키움은 미국 애리조나에 24명의 적은 선수들을 데려가는데 이중에 투수는 10명 뿐이다. KIA는 무려 47명의 대규모 선수단이 호주로 떠나는데 투수는 LG보다 적은 22명이다. SSG 랜더스도 41명 중 투수가 19명으로 절반이 되지 않는다.

LG는 지난해에도 유일하게 투수를 절반 이상 스프링캠프에 데려갔었다. LG 염경엽 감독은 팀의 불펜 중심인 고우석과 정우영이 아시안게임에 나가는 것을 대비해 불펜을 강화시킬 계획을 세웠고, 스프링캠프 때부터 투수들을 대거 애리조나에 데려가 직접 후보들을 추렸다. 당시 43명의 선수들이 애리조나로 향했는데 이중 투수가 무려 26명이나 됐다. 투수가 절반을 넘어 60%를 차지했다. 이례적인 일이었으나 야수쪽에서는 주전이 확실한 LG였기에 가능했던 일. 염 감독의 선택과 집중이라고 볼 수 있다. 주전이 확실한 야수쪽 인원을 줄이고 필요한 부분인 투수쪽 인원을 늘리는 것.


염 감독은 지난해 스프링캠프에서 점찍었던 유영찬 백승현 박명근 등이 정규시즌에서 빠르게 성장하면서 필승조로 자리를 잡았고, 그것이 선발이 불안한 가운데서도 막강한 불펜으로 통합우승을 할 수 있는 원동력이 됐다.

올해도 마찬가지다. 애리조나로 향하는 야수는 15명에 불과하다. 정규시즌 때 1군 엔트리에 12∼13명 정도의 야수가 필요한 것을 보면 LG는 사실상 야수는 1군급 선수들을 데려간다고 볼 수 있다.

올해도 투수들이 중요하고, 또 불펜을 키워야 한다. 팀내 핵심적인 선수라 할 수 있는 마무리 고우석이 포스팅을 통해 메이저리그 샌디에이고 파드리스로 가게 됐고, 왼손 핵심 셋업맨인 함덕주는 팔꿈치 미세 골절 수술로 사실상 전반기엔 나올 수 없는 상황이다. 지난해 정규시즌 중반에 선발로 보직이 바뀌었지만 한국시리즈에서 불펜 투수로 맹활약했던 이정용은 상무에 입대했다. 불펜에서 큰 자원들이 빠져나간 상태여서 이 자리들을 메워야 한다.

지난해처럼 인해전술로 막아야 하는 상황이라 염 감독은 올해도 투수들을 대거 스프링캠프에 데려가서 직접 키울 후보를 낙점하기로 했다.

염 감독은 신년회 인터뷰 때 "김대현 김유영 성동현 이상영 윤호솔 중에서 2명 정도는 필승조가 돼야 한다"고 강조한 적이 있다. 염 감독은 또 지난 26일 먼저 스프링캠프지로 출국하며 신인 투수 진우영에 대해 "지난해 박명근처럼 올해는 진우영을 보고 있다. 공에 힘이 있는 것 같고 변화구도 다양하게 던지고 제구력도 크게 나쁜 것 같지는 않다"며 새로운 후보를 추가했다.

염 감독의 바람대로 이번 애리조나 캠프에서도 새 필승조가 탄생할까. 우승 기운이 깃든 '약속의 땅' 애리조나 캠프를 기대한다.
 

기사제공 스포츠조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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