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가 토너먼트에 처음 올랐어!"…'신태용호' 인도네시아, 호텔방서 16강 감격 [아시안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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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엑스포츠뉴스 나승우 기자) 신태용 감독이 이끄는 인도네시아가 마지막 남은 2023 아시아축구연맹(AFC) 아시안컵 16갱행 티켓 한 장을 거머쥐었다.

이번 대회 D조 3위(1승2패·승점 3)로 조별리그 일정을 마친 인도네시아는 16강 진출을 위해 F조 키르기스스탄과 오만 경기를 지켜봐야 했다. 이번 대회는 6개 조 중 각 조 1, 2위 팀이 16강에 오르고 3위를 기록한 팀 중 성적 순에 따라 상위 4팀이 추가로 진출한다.

키르기스스탄과 오만의 경기는 1-1 무승부로 끝났다. 26일(한국시간) 카타르 도하에 위치한 압둘라 빈 칼리파 스타디움에서 열린 F조 최종전서 오만의 압둘라 알가사니가 전반 8분 만에 선제골을 기록했다.

오만이 승점 4가 되면서 이대로라면 인도네시아가 승점에서 밀려 탈락하는 상황이었다. 후반 35분까지 오만의 리드가 이어지면서 인도네시아에게 탈락의 그림자가 드리우는 듯 했으나 키르기스스탄의 조엘 코조가 극적인 동점골을 넣어주면서 기사회생했다. 오만은 이날 무려 17개의 슈팅을 퍼붓고도 키르기스스탄 골문을 열지 못하고 1-1 무승부에 머물렀다.

오만이 2무1패, 승점 2에 그치면서 인도네시아가 마지막 남은 16강 티켓을 손에 넣었다. 신 감독은 탈락 위기에 몰렸던 인도네시아를 결국 16강행 막차에 태워 자신을 둘러싼 행운이 아시아 무대에서도 통한다는 걸 입증했다. 





신태용 감독은 2020년부터 인도네시아를 맡아 성공적으로 이끌어 오고 있다. 이번 대회에서 16강에 오른 동남아 팀은 태국과 인도네시아, 둘뿐이다.

인도네시아는 역사상 처음으로 아시안컵 토너먼트에 진출하는 기쁨을 안았다. 인도네시아 매체 PSSI는 "인도네시아 대표팀이 아시안컵 16강에 진출했다"라며 "키르기스스탄과 오만의 F조 마지막 경기가 1-1로 끝나면서 우리의 16강 진출이 확정됐다. 우리가 5번의 대회에서 녹아웃 스테이지에 진출한 건 이번이 처음이다"라고 크게 기뻐했다.

이 경기를 호텔방에서 지켜 본 신태용 인도네시아 감독은 16강 진출이 확정되고 크게 기뻐했다. 신 감독은 개인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를 통해 "(3차전)일본하고 경기 전날 인터뷰와 경기 날. 우리 선수들 마지막까지 열심히 뛰어줘서 너무 고맙다"라고 적었다.

신 감독은 앞서 일본적 직후엔 국내 취재진과의 인터뷰에서 "모리야스 하지메 일본 대표팀 감독이 '인도네시아 어린 선수들을 데리고, 자기가 봐도 너무 좋은 경기를 했고, 발전하는 모습이 눈에 띄게 보인다'라고 했다. 그래서 고맙게 생각한다고 답했다"며 아시아 축구 강국 일본의 호평을 소개한 뒤 "일단 하루 쉬면서 (다른 조)3차전 결과를 기다리겠다. 16강 진출 여부는 하늘에 맡기겠다"고 했다. 하늘은 그의 기다림에 보답했다.



인도네시아의 16강행엔 중국도 도왔다. 중국이 A조에서 2무1패, 무득점 1실점이란 충격적인 결과를 받아들면서 16강에도 오르지 못했기 때문이다. 중국의 16강 실패로 인도네시아가 수혜를 보는 것 아니냐는 관측이 나왔는데 실제 그렇게 됐다.

인도네시아는 이번 대회에 일본, 이라크, 베트남과 함께 D조에 편성됐다. 이라크와의 조별리그 1차전을 1-3으로 패했지만 베트남을 1-0으로 제압하고 귀중한 1승과 승점 3을 챙겼다.

일본은 베트남을 4-2로 이기고도 이라크에게 1-2로 덜미를 잡혀 D조 1위로 16강에 오를 수 없는 상황이 됐다. AFC 주관 대회의 경우 조별리그에서 승점이 같은 복수의 팀 순위를 가릴 때 해당팀끼리의 승점을 따지는 승자승 원칙이 적용된다. 승점이 같을 경우 골득실을 우선 따지는 국제축구연맹(FIFA) 월드컵과 다르다.





이라크는 인도네시아와 일본을 차례로 꺾으면서 베트남과의 조별리그 마지막 경기 결과와 무관하게 D조 1위를 확정했다. 일본과의 최종전을 남겨두고 A조 중국이 개최국 카타르에 패하면서 2무1패에 그쳤다. 인도네시아가 3위팀 경쟁에서 승점으로 중국을 제쳐 16강 진출 가능성이 커졌다.

일본에게 1-3으로 완패를 당하며 자력 진출은 불가능했지만 이날 오만이 키르기스스탄과 무승부에 그치면서 마지막 남은 16강 티켓을 손에 넣을 수 있었다.

신 감독은 과거 한국 대표팀 감독 시절 2018 러시아 월드컵에 참가해 '카잔의 기적'을 썼다. 조별리그에서 스웨덴, 멕시코, 독일과 같은 조에 편성돼 1, 2차전을 모두 패했으나 최종전서 디펜딩 챔피언 독일을 2-0으로 완파하며 유종의 미를 거뒀다.

이번 대회에서는 약체 인도네시아를 이끌고 역사상 첫 토너먼트 진출을 이끌어내며 '도하의 기적'을 작성했다.

이제 다음 목표는 8강 진출이다. 쉬운 목표는 아니다. 인도네이시아는 B조 1위로 올라온 호주와 오는 28일 오후 8시 30분 카타르 도하 자심 빈 하마드 경기장에서 16강전을 치른다. 신태용 매직이 어디까지 이어질 수 있을지 많은 기대를 모은다.







사진=신태용 SNS

기사제공 엑스포츠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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