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 "리베로계의 교과서죠" 여오현의 모든 것을 배우고픈 현대캐피탈 구자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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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스파이크=용인/이정원 기자] "여오현 코치님은 리베로계의 교과서죠."


현대캐피탈의 미래 구자혁(22)의 눈은 항상 바쁘다. 같은 팀 선배이자 한국 리베로계의 전설 여오현(43)의 훈련 하나하나를 새기며 자신의 것으로 만들고 싶기 때문이다.

데뷔 시즌이었던 2019~2020시즌을 마친 후 프로에서 첫 비시즌을 보내고 있는 지금 이 시점이 구자혁에게는 소중한 시간들이다. 구자혁은 여오현뿐만 아니라 형들의 플레이를 따라하고 습득하며 자신의 가치를 높이고자 한다.

지난 7일 경기도 용인에 위치한 대한항공 연습체육관에서 구자혁을 만났다. 막 대한항공과 연습경기를 마친 구자혁은 "대학과 다르게 프로 비시즌은 길다. 부족한 부분을 채울 수 있는 시간이 많다. 내가 부족하다고 생각되는 리시브 부분이나 이단 연결 훈련에 중점을 두고 있다"라고 이야기했다.

구자혁은 지난 시즌 팀이 경기를 치를 때 디그 상황 시 코트를 많이 밟았다. 이에 그는 "나는 리시브가 부족하다. 지금도 보완하려고 하고 있다. 그렇기에 아쉬움이 많았던 시즌이었던 것 같다. 점수를 매기면 100점 만점에 20점이었다"라고 웃었다.

구자혁과 함께 현대캐피탈의 리베로 라인을 책임지는 선수는 여오현이다. 전성기 시절 여오현은 리시브면 리시브, 디그면 디그, 이단 연결이면 이단 연결. 못 하는 게 없는 선수였다.

여오현은 V-리그 최초로 리시브 정확 7,500개를 돌파했다. 또한 남자부 최초로 디그 5,000개도 넘었다. 그런 여오현은 구자혁이 옆에서 바라보고 존경할 수 있는 선수이고 형이었다.

구자혁은 "여오현 코치님은 한국 최고의 리베로다. 운동할 때 팀 분위기도 잘 이끌어가려고 하시고, 매사 솔선수범하신다. 리베로계의 교과서 같은 분이다. 내가 옆에서 배울 수 있어 좋다. 기술적인 부분이나 사소한 부분까지 하나하나 따라 하려고 노력하고 있다"라고 강조했다.


하지만 언제까지 여오현이 코트 위를 지킬 수는 없다. 여오현의 올해 나이는 한국 나이로 43세. 언제 은퇴해도 이상하지 않을 나이다. 또한 최근 들어서는 허리 부상까지 안고 있기에 경기 출전 시간을 조절할 수 밖에 없다. 그래서 구자혁의 역할이 더 중요하다. 최태웅 감독도 "자혁이가 비시즌에 준비를 많이 하고 있다"라고 말했다. 

구자혁은 "부담감이 없다고 하면 거짓말이지만 그래도 기회가 온다는 것 자체가 나에게는 소중하다. 나중에 후회가 남지 않으려고 매 훈련 시간에 최선을 다하고 있다"라고 다부지게 말했다.

사실 구자혁은 2019년 신인 드래프트에서 4라운드 1순위로 현대캐피탈의 지명을 받은 선수로 당시에는 큰 주목을 받지 못했다. 1라운드 후반이나 2라운드 초반 지명이 유력했으나 4라운드까지 밀리고야 말았다.

상실감이 컸을 수도 있지만 구자혁은 포기하지 않고 훈련에 더 집중했다. 그 결과 꾸준히 경기 출전하는 기회를 얻었고, 지난 시즌 최태웅 감독은 "구자혁이 신인왕을 받았으면 좋겠다"라고 극찬을 하기도 했다.

그는 "4라운드에서 지명을 받은 후 주변에서 나에게 이런 말을 말했다. '몇 라운드에 지명받는 게 중요한 게 아니라 끝까지 살아남는 게 중요하다'라고. 주변 분들의 말을 듣고 최대한 오래 남고 싶었다. 그리고 성실하게 버티고 싶었다"라고 말했다.

이어 "이제는 프로에서 한 시즌을 보낸 만큼 더 자신감을 얻고 플레이를 하고 싶다. 또한 리시브는 여오현 코치님을 보면서 배우고 싶다. 또한 공이 어디로 올지 예측하는 상황도 더 공부를 해야 한다"라고 덧붙였다.

하위 라운드 지명에도 구자혁은 프로에서 살아남고 있다. 그는 끝으로 "당연히 팀 목표는 우승이다"라며 "지난 시즌보다 더 나은 모습을 보여주고 싶다. 그리고 기회가 된다면 리시브 상황 때도 경기에 투입되고 싶다"라고 웃으며 작은 소망을 내비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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